인천 남동구에 사는 박순남(85) 할머니는 9년 전 남편과 사별한 이후 혼자서 살고 있다. 슬하에 자녀가 없어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고 거동도 불편해 이웃들과 왕래가 뜸하다. 한 달에 한 두 번 찾는 병원 관계자들이 유일한 말동무다.
그런데 요즘 매일 오전 11시가 되면 현관문을 서성이며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는 버릇이 생겼다. ‘홀몸노인 돌봄활동’이란 사회공헌활동 명목으로 8년째 매일 찾아오는 한국야쿠르트 아줌마다. 그는 “매일 갖다 주는 공짜 야쿠르트도 좋지만 혼자 사는 나 같은 노인에게 친구처럼 말벗을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빨래나 청소는 물론이고 심부름까지 해주며 살갑게 대해주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딸이나 다름 없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찾아가는 홀몸노인 돌봄활동
한국야쿠르트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을 넘어 소외계층 등의 사회적 약자를 찾아 직접 마음으로 봉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창업정신인 ‘건강사회건설’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서 건강한 사회 지킴이로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다른 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든 ‘홀몸노인 돌봄활동’도 이런 취지로 시작된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 활동은 전국 600여개 영업점에서 활동 중인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아줌마가 독거노인들에게 매일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고 안부도 살피며 외로움까지 달래주는 나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병환이나 고독사 등 위급상황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고 발생시 긴급조치까지 하고 있다. 1994년부터 20년 넘게 진행 중인 이 돌봄 활동의 수혜자는 전국에 걸쳐 2만7,000여명에 이른다. 사회 안전망 구축과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활동 덕분에 한국야쿠르트는 서울 평택 창원 등 지역자치단체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도 사내 봉사단체인 ‘사랑의 손길펴기회’에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직원들이 입사와 동시에 가입해 매달 급여의 1%를 기부해 운영 자금을 마련하는 이 봉사단체는 1975년 결성 이후 현재 1,000여명의 한국야쿠르트 임직원들이 매달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자역자치단체와 연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봉사단체에선 홀몸노인 대상 봉사 이외에도 소년소녀가장이나 장애아동, 보육원 등을 찾아 주거환경 정비를 돕고 각종 생필품 및 성금도 전달하고 있다.
새터민 자녀들을 위한 논현돌핀스 야구단도 후원
특히 이 봉사단체는 전국 16개 지역에서 현장 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봉사단체가 경인지역에서 돕고 있는 ‘논현돌핀스’ 야구단 후원활동은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이다. 논현돌핀스는 인천 논현종합사회복지관 주관으로 새터민 자녀와 인천 남동구 주민 자녀가 절반씩 참여해 총 20여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야구단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3년부터 논현돌핀스 야구단을 공식 후원하며 선수들에게 발효유 제품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정기적인 프로야구 관람은 물론 도서 지원과 외식 제공 등 정서적인 교류도 진행하면서 새터민 가정 어린이들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새터민 야구단 후원 담당인 원유리 한국야쿠르트 경인본부 사원은 “지역 사회에 꼭 필요한 봉사 활동이어서 임직원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며 “새터민 아이들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돕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10월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과 협약을 맺고 매달 소정의 후원금 기부와 매일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활안정과 건강증진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야쿠르트는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서울시와 손잡고 1명의 시민이 계단을 오를 때마다 10원을 기부금으로 적립하는 ‘기부하는 건강계단’을 2014년 서울시민청에 조성했다. 이후 계단 이용자들이 3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에만 41만여명이 이 계단을 이용하며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이런 성원에 힘입어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1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역에 2호 계단을 추가로 마련했다. 지난해 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 대신 한국야쿠르트의 2호 계단을 이용한 사람은 350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서 적립된 기부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이 밖에 한국야쿠르트는 2001년부터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1년 부산의 한 야쿠르트아줌마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입소문을 타면서 2004년 이후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 행사가 시작된 이래 총 27만5,000여가구에 김치를 전달했으며 사용된 배추는 130만 포기 이상이다. 한국야쿠르트는 향후에도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나눔경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정완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는 “한국야쿠르트는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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