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이하 현지시간) 포르투갈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현지 언론은 차기 대통령으로 중도 우파인 사회민주당 소속 마르셀루 헤벨루 지 수자(67)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고 보도했다. 22일 포르투갈 일간지 푸블리쿠의 발표에 따르면 헤벨루 지 수자 후보는 52%의 지지를 얻어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9명의 경쟁자 중 가장 유력한 무소속 안토니우 삼파이우 다 노보아(61) 후보는 20%선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리스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헤벨루 지 수자 후보는 20대에 주간지 ‘이스프레수’를 창간하고 언론계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2000년대 초부터 정치 평론가로 텔레비전에 출연했기에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정치인으로서는 포르투갈 사회민주당 창당에 관여했다.
포르투갈 대통령 선거는 1차 선거에서 1위 후보 득표율이 과반수를 넘을 경우 당선을 확정하고,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2월 14일에 결선을 치르게 돼 있다. 그러나 여론에 의하면 헤벨루 지 수자 후보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압도적이기에 이번 대선에는 별도의 결선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포르투갈은 대통령이 상징적인 정부 수반을 맡고 의회가 구성한 내각의 총리가 실제 행정부를 이끄는 이원집정부제를 정부제도로 채택하고 있다. 행정권은 총리에게 있어 대통령의 권한이 크지는 않지만,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의회 해산 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총선거에서 헤벨루 지 수자 후보가 소속된 사회민주당은 제1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이 급진 좌파인 공산당과 연정을 이루는 바람에 내각구성권을 잃었다. 좌파연대로 집권한 안토니우 코스타 총리는 2011년 포르투갈이 국제채권단으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진행해 온 긴축 정책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 대통령으로 유력한 헤벨루 지 수자 후보가 의회와 대립하며 긴축 정책을 지속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헤벨루 지 수자 후보는 “대통령이 된다면 두 정치 세력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 판을 흔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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