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아용품업체 속속 출사표
2년 뒤 547조원 규모로 급성장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두 자녀 정책을 허용하면서 국내 유아용품업체들이 최근 ‘얼타이’를 겨냥해 속속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얼타이란 둘째 아이를 말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두 자녀 정책 허용으로 중국 유아용품 시장이 급성장해 2018년 54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유아용품의 판매 확대는 특이하게도 1980년대 태어난 바링허우(80後) 세대의 젊은 엄마들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1자녀 정책 시절 태어난 바링허우는 외동 자녀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 자신만 아는 ‘소황제’로 불렸지만 이제는 디지털 기기로 빠르게 정보를 주고 받으며 성장 주도층으로 자리매김했다.
보령메디앙스의 유아생활용품 브랜드 비앤비는 중국의 대표 온라인쇼핑몰 티몰의 전체 유아용품 코너에서 월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엄마들 사이에 성능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이 난 유아용 세탁비누 덕분이다. 보령메디앙스 관계자는 “매출이 꾸준히 늘어 상하이에 별도 사무소를 냈다”며 “수유 전문브랜드 유피스와 민감성ㆍ건성 피부 전용 브랜드 닥터아토 등 새 브랜드를 올해 중국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수입 유모차가 장악한 국내에서 중국으로 눈을 돌린 쁘레베베의 유모차ㆍ카시트 전문 브랜드 페도라도 중국 젊은 엄마들 사이에 고급제품으로 소문이 나서 지난해 11월 광군제 동안 매출 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2배 늘어난 수치다. 쁘레베베 관계자는 “현재 120개인 중국 매장을 늘리고 쇼핑몰 입점도 확대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은 안전하다는 믿음 때문에 분유 수출도 크게 늘었다. 2007년 프리미엄 분유를 중국에 출시한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 623억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도 2011년 60억원에 불과했던 중국 분유 수출 규모가 지난해 420억원으로 7배 급증했다. 이 업체는 최근 중국 지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전세계 브랜드가 각축 중인 중국의 거대한 분유 시장에서 한국 분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도 채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매년 성장세가 가파르고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수성펜(플러스펜)이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모나미는 2002년 설립한 현지 상하이법인의 지난해 1~3분기 매출(40억5,900만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모나미는 다자녀 정책으로 어린이 색연필과 물감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중국에 특화된 새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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