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의 희망’ 원윤종(31ㆍ강원도청)과 서영우(25ㆍ경기도BS경기연맹)가 월드컵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이 봅슬레이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윤종-서영우는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콜럼비아주 휘슬러에서 열린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5차 대회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3초4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 2차 시기 기록은 각각 51초63, 51초78이다.
한국 팀과 똑같은 1분43초41을 기록한 스위스 리코 피터-토마스 암하인 팀이 공동 1위, 한국과 스위스 팀에 0.01초 뒤진 러시아 팀이 3위에 올랐다.
원윤종과 서영우는 IBSF 월드컵 랭킹에서도 1,001점을 기록, 독일의 니코 월터조(898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며 한국 봅슬레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랭킹 1위 역시 한국 봅슬레이에서 처음 겪는 일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을 2년여 앞두고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원윤종-서영우는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과 북미 국가 선수들을 제치고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얼마 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맬컴 로이드(68ㆍ영국) 코치의 유가족은 경기장을 직접 찾아와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원윤종-서영우는 금메달로 이들의 응원에 보답했고, 금메달을 확정 지은 순간 하늘을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며 로이드 코치를 추모했다.
두 선수는 시상대에서 유가족과 함께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만끽했다.
앞서 원윤종-서영우는 올 시즌 월드컵 1, 2, 4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 3차 대회에서는 6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썰매는 다른 어느 종목 이상으로 트랙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도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윤종-서영우가 현재의 상승세를 잘 이어가면서 다음 달 완공되는 평창 트랙에서 끝없이 반복 훈련을 하면 ‘올림픽 금메달’의 꿈도 실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현-김근보는 1, 2차 시기 합계 1분43초94초를 기록해 11위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 날 같은 경기장에서 6차 봅슬레이 경기에 나서 다시 한 번 금메달 획득을 노린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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