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시아 군사전략에서 호주가 핵심 우방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과 거침 없는 행보로 자칫 예상치 못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마저 제기되면서, 호주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올라간다는 것이다.
미국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275쪽 분량의 ‘아시아ㆍ태평양 재균형 2025’ 보고서에서 미국의 아시아 군사전략에서 호주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호주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이 23일 보도했다.
CSIS가 미국 국방부 용역을 받아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수행 능력과 관련해 호주에 점점 더 의존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시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호주 북부 지역은 미군 보호구역이 된다는 것이다. 호주 북부는 미국 본토의 안전을 담보하기에는 충돌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반면, 중대한 위협에 맞서 병력을 신속하게 배치하기에는 가까운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또 호주와 미국의 주요 전략가들이 ‘중국의 발전은 환영하지만, 중국의 강압적인 활동에는 우려한다’는 비슷한 견해를 가진 것도 양국 협력 강화의 요인이다.
다만, 지난해 9월 친미 강경보수 성향의 토니 애벗 호주 총리가 퇴진하고 맬컴 턴불 총리가 등장한 점은 미국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실용파로 분류되는 텀불 총리는 정계 입문 전 중국에서 사업을 했고, 며느리가 중국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의 군사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종전의 영국과 이스라엘 대신 호주와 프랑스가 중요한 우방으로 자리 잡았다”고 21일 전했다. 하지만 그동안 호주는 미국이 중국을 압박할 때 반발하는가 하면, 미국의 중동지역 추가 파병 요청을 거부하는 등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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