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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쏘면 한미일 실시간 공유... 사실상 美 MD 편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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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쏘면 한미일 실시간 공유... 사실상 美 MD 편입 논란

입력
2016.01.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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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은 이미 정보 공유체계 갖춰

한미일, 北도발에 신속 대응 가능

정보 연동 10년 망설이던 軍당국

4차 핵실험 징후 파악 실패 탓

대북정보 자산 확대 필요성 커져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20일 국방부 접견실에서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ankookilbo.com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20일 국방부 접견실에서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ankookilbo.com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군사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실시간 정보 연동 체계가 갖춰지면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군사주권 종속 논란이 일고 있다.

링크-16으로 한미일 작전통제소 실시간 연결

국방부는 22일 신년 업무보고에서 “한미 간 정보공유를 강화하기 위한 우선 조치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탐지ㆍ분석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체계를 올해 안에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본보 2015년 9월 8일자 1면)

현재 한미 양국 군의 탄도탄작전통제소(TMO Cell)는 모두 오산기지에 위치해 있다. 육ㆍ해ㆍ공과 우주에서 자국의 정보자산으로 탐지한 정보를 분석하고 유사시에는 요격 명령까지 내리는 사령탑이다. 상호 간에 군사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생기면 양국은 작전통제소에서 파악한 정보를 한국군 연동통제소(KICC)와 미군의 연동통제소(JICC)라는 필터장치를 거쳐 주고 받는다.

하지만 현재 양국의 정보 교류는 각자 탐지한 북한 탄도미사일의 제원과 음성에 관한 것만 상호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다. 영상정보는 없는데다 연동체계를 통한 실시간 정보공유와는 거리가 멀어 북한이 기습 도발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는 ‘링크(Link)-16’이라는 데이터 공유체계를 통해 양국 간 대북군사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링크-16을 통해 이 같은 공유체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한미 간에 공유체계가 갖춰지면 미국을 매개로 한미일 3국이 북한의 도발상황을 같이 들여다보며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한미 양국이 북한 핵ㆍ미사일을 탐지, 교란, 방어, 파괴하기 위한 단계별 대응전략인 ‘4D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이 같은 정보공유는 필수적이다.

군 관계자는 “가령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비행궤적 가운데 발사정보는 앞에 있는 한국이, 탄착정보는 뒤에 있는 일본이 더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런 정보 공유는 미일이 추진 중인 MD 체계에 한국이 편입되는 사실상의 ‘입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美 주도 MD의 전초기지 되나

지난 10여 년간 우리 측은 미국과의 정보연동 시스템을 강조하면서도 선뜻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군사적으로 필요하지만 우리가 독자적으로 파악한 정보를 미국에 죄다 노출할 수 있는데다, 미국의 군사적 타깃이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한국이 자칫 북한 정보를 전담하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 미국은 중앙컴퓨터, 우리는 단말기 역할을 맡는 격이다. 또한 데이터링크를 교체하면 이에 맞춰 미국산 일변도인 우리 무기체계의 피아 식별장치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를 줄줄이 바꿔야 하기 때문에 수조 원의 비용이 드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우려가 고조되면서 필요성이 커졌고, 올해 들어 4차 핵실험까지 발생하면서 군 당국은 정보연동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자산의 부족으로 4차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한 채 눈뜨고 당했다는 비판이 커진 탓이다.

한발 더 나아가 국방부는 “앞으로 일본과도 북한 탄도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상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14년 12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 체결 당시 미국의 역할을 전면에 앞세우며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조심스럽던 상황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일본은 이미 미국 주도 MD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해병대 6여단의 방공진지 장병들이 22일 서해 백령도에서 북한군의 기습도발에 대비한 합동작전 중 발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 사령부 제공
해병대 6여단의 방공진지 장병들이 22일 서해 백령도에서 북한군의 기습도발에 대비한 합동작전 중 발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 사령부 제공
해병대 6여단의 방공진지 장병들이 22일 서해 백령도에서 북한군의 기습도발에 대비한 합동작전 중 발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 사령부 제공
해병대 6여단의 방공진지 장병들이 22일 서해 백령도에서 북한군의 기습도발에 대비한 합동작전 중 발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해병대 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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