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기자회견 막전막후

고용부, 지침 발표 놓고 격론 오가기도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 공용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성과자 해고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가능토록 하는 2개 지침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 파기 3일만에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변경 완화 지침을 전격 발표한 것은 말 그대로 기습적이었다. 이번 국회 회기 내 노동개혁 5대 법안 처리가 불가능해 지면서 양대 지침이라도 성과로 남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22일 오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울산을 방문해 양대 지침 의견 수렴을 위한 노사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오전 7시 30분 고용부는 기자들에게 장관이 울산 간담회를 취소하고 양대 지침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알려왔다. 양대 지침 최종안을 확정 발표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양대 지침의 내용은 발표하지 않고 앞으로 계획만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을 30분쯤 남긴 오후 2시30분에야 최종안 공개 여부가 기자단에 통보됐다. 이날 하루 종일 고용부 내부에서는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해 지침 발표 강행 여부를 놓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부처 새해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노동개혁 5대 법안 입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대 지침이라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방침이 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지침을 발표한 것은 한국노총이 대타협 파기 선언을 하면서 더 이상 협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 상태로 나가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노총의 대타협 파기로 노동 5대 법안 처리 명분이 사라진 정부 입장에서는 양대 지침 도입을 통해 노동개혁 성과를 하나라도 이루려고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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