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2월14일부터 상반기 전국 투어에 나선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롯데카드홀에서 시작해 전국 5개 도시에서 5월까지 진행하는 클럽 공연이다.
특이한 건 ‘퇴물’ 이란 공연 제목이다. 이승환은 22일 “‘악플’ (악성댓글)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빠데이’란 이름의 클럽 공연을 6시간21분에 걸쳐 진행, 국내 단일 공연 최장 공연 기록을 세웠다. 활발한 공연 활동과 달리 그가 방송에 좀처럼 나오지 않고 국정교과서 반대 등 사회적 발언에만 열을 쏟는다고 일부 네티즌은 그를 ‘퇴물’ 이라 불렀다. 이 ‘악플’을 발판 삼아 새로운 공연으로 음악인으로서 살아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게 이승환의 각오다.
이승환의 클럽 투어는 그의 대형 공연에서 볼 수 없는 록음악 위주의 선곡과 열정적인 무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는 클럽 투어에선 화려한 장비와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승환은 지방 클럽 문화 활성화를 위해 매해 전국클럽투어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는 인디 밴드와 홍대 클럽을 지원하는 기부 프로젝트 ‘프리 프롬 올’도 진행하고 있다. 2월부터 클럽 투어에 나설 이승환에게 올해는 공연으로 가장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이승환은 3월 일본에서 단독 공연도 연다.
방송보다 공연에 애착이 크다는 이승환은 공연계에서 실험가로 불린다. 1997년 움직이는 대형 풍선 조형물을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였고, 객석 위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3D플라잉’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런 실험을 바탕으로 이승환은 ‘웻’ ‘드라이’ 혹은 ‘19금’ 등 여러 콘셉트로 공연을 기획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오리진’ ‘차카게 살자’ 등 자신 만의 브랜드 공연도 여러 개다.
이승환은 “행사를 뛰어” 번 돈으로 공연 장비에 돈을 쏟아 붓는다고 했다. 그는 “가수보다 공연계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며 공연에 식지 않은 애정을 전했다. 이승환 소속사인 드림팩토리 측은 “클럽 투어와 별개로 이승환이 올해 새로운 브랜드 공연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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