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70ㆍ사진) 전 강원지사가 20대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 3선 도지사와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 등을 지낸 김 전 지사의 등장으로 새누리당 내 공천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김 전지사가 선택한 지역구는 고향인 동해가 아닌 태백ㆍ영월ㆍ정선ㆍ평창. 김 전지사는 최근 평창군으로 주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 초 공식 출마선언을 한 뒤 예비후보로 등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평창은 그와 연연이 깊은 곳이다. 올림픽 유치활동 당시 국제스포츠 계에서 ‘미스터 평창’이라 불릴 정도로 김 전 지사의 인지도를 높여줬기 때문이다. 태백과 영월, 정선은 그가 지사 시절부터 폐광지 경제활성화에 신경을 썼던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험지’라기 보다 ‘텃밭’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지사의 측근은 “올림픽 개최지와 폐광지 모두 애환이 담겨 있는 곳으로 지역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올드보이’의 등장으로 지역정가의 역학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당장 같은 새누리당 소속 현역 의원인 염동열(55) 의원은 김 전 지사와의 공천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염 의원은 지난 21일 “평소 존경해 온 강원도의 원로인 김 전 지사가 총선 출마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전지사의 등판이 강원도 총선에 미칠 파장에도 정가의 눈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는 국무총리 후보로도 거론됐을 정도로 중량감 있는 인물로 출마 선언 자체가 총선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관심을 끌어올릴 만한 이슈”라며 “하지만 그의 등장은 강원도 정치권의 인물난을 직간접적으로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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