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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시] 이민하 ‘소시민(小詩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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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시] 이민하 ‘소시민(小詩民)’

입력
2016.01.2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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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글거리는 두 손으로 시 한 줄 써줄게

너는 무엇을 줄래?

밤낮으로 씹어대는 메마른 식빵에

새콤달콤 애인아, 너는 잼이라도 발라줄래?

나는 정전된 책상 앞에 앉아 비뚤배뚤 시 한 줄 써줄게

칼잡이 엄마야, 너는 눈을 감고도 척척 맹물 같은 가래떡이라도 썰어줄래?

나는 빗속에서도 시 한 줄 써서

그러나 축축하지 않게

호호 말려서

날개처럼 가볍게 달아줄게

절름발이 새들아, 너희는 유행가라도 불러줄래?

나뭇가지에 맺혀 있는 붉은 열매는 콩알만 한 내 심장을 달아놓은 것

- 이민하 ‘소시민(小詩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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