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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칩 확인 안 해 개농장 떠돌던 ‘허스키와 아이들’

입력
2016.01.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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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45. 2개월 허스키+진도 혼혈견 진이, 진주, 진원, 진우

구조 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5남매. 이 가운데 진아는 입양처를 찾았다. 카라 제공
구조 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5남매. 이 가운데 진아는 입양처를 찾았다. 카라 제공

지난 9월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한 개농장 근처에 살던 사람으로부터 내장형 등록칩이 있었음에도 개농장으로 보내진 시베리안허스키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제보자는 개농장을 지나던 중 시베리안허스키가 눈에 띄었고, 용기를 내 개농장 주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충격적인 건 시베리안허스키를 비롯해 몇 마리의 개들이 지역자치단체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왔다는 겁니다.

원래 유기동물로 공고된 동물은 주인이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 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보자는 유기동물을 공고하는‘동물보호관리시스템’사이트에 개농장에 있는 시베리안허스키 ‘헌터’가 ‘보호중’이라고 떠 있는 것을 보고 더욱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보자는 개농장 주인을 어렵게 설득해 헌터를 20만원에 구입하면서 구조했는데요, 중성화 수술을 위해 동물병원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헌터에 내장형 등록칩이 있었던 겁니다. 유기동물보호소를 위탁 운영하는 동물병원이 개농장이 대형견을 선호하는 것을 알고 내장형 등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헌터를 개농장으로 보낸 것이죠.

헌터의 주인은 헌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등록까지 했는데 개농장에서 발견한 주인은 가슴을 쓸어 내렸죠. 자칫 솥에서 생을 마감할 뻔한 헌터는 다행히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지요.

구조 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5남매. 이 가운데 진아는 입양처를 찾았다. 카라 제공
구조 후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5남매. 이 가운데 진아는 입양처를 찾았다. 카라 제공

개농장에 있을 때 헌터와 진도혼혈견 사이에 다섯 강아지 진이(암컷) 진아(암컷) 진주(암컷) 진원(수컷) 진우(수컷)가 태어났습니다. 헌터의 눈을 닮아 한쪽 눈 색깔이 다른 오드아이는 진아와 진우인데요, 진아는 다행히도 새 가족을 찾아 이제 네 마리가 남았습니다. 네 마리는 하얗고 복실복실한 진돗개의 매력과 카리스마 있는 시베리안 허스키의 매력을 동시에 갖고 있지요. 모두 건강하고요, 사람도 잘 따르고 성격도 좋습니다. 지금도 쑥쑥 자라서 이제 카라의 아름품 울타리를 탈출(?)한다고 해요. 다 크면 15㎏안팎의 중형견으로 클 수 있으니 운동을 좋아하는 가족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4남매. 카라 제공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헌터 4남매. 카라 제공

▶입양문의: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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