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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아동 음란사이트 운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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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아동 음란사이트 운영… 왜?

입력
2016.01.2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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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성애자 추적ㆍ검거하기 위한 목적

‘치밀한 수사’vs‘함정 수사’ 논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익명의 네트워크에서 암약하는 아동성애자를 추적ㆍ검거하기 위해 아동 음란 사이트를 직접 운영, 함정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FBI는 그간 아동성애자를 음란사이트로 유도해 붙잡으려고, 해당 사이트에 가짜 링크를 거는 전략을 펴 왔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FBI는 지난해 2월 20일부터 3월 4일까지 워싱턴D.C 외곽의 본부에서 아동 음란사이트 ‘플레이펜’(Playpen)을 운영했다”라고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음란 사진과 동영상 2만3,000장이 게시된 이 사이트에 21만 5,000명이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FBI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어 방문 접속자의 IP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1,300명의 소재를 파악해 이중 137명을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USA 투데이는 “2012년 이후 FBI가 최소 세 차례 이상 짧은 기간 음란사이트를 운영했다”면서 “범죄자 추적을 위해 아동 성적 학대 피해자의 영상이나 사진을 공중에 유포하지 않던 FBI가 전략을 수정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FBI는 음란 사이트인 플레이펜이 2014년 8월 이래 온라인에서 사라진 사실에 주목했다. 그리고 플레이펜이 기존의 웹브라우저로는 접근할 수 없어 범죄에 악용되는 ‘다크 웹’(dark web)으로 잠적한 사실을 확인했다. 끈질긴 추적으로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 있던 플레이펜의 서버를 찾아 낸 FBI는 이 컴퓨터 서버를 지난해 2월 버지니아 주 뉴잉턴의 자체 시설로 옮겼다.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이용자들은 평소처럼 사이트에 접속해 아동 음란 동영상과 사진 등을 내려 받다가 결국 꼬리를 밟혔다. FBI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용자의 IP 추적에 필요한 악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들의 신원을 밝혀냈다.

FBI는 “다크웹은 추적이 어려운 ‘범죄자들의 천국’이며, 이런 방법이 아니면 아동성애자들을 추적해 법으로 단죄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 법대교수인 엘리자베스 조는 “정부 기관의 수사와 범죄의 차이가 모호해졌다”면서 “이런 함정 수사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이것으로 득을 보는지 알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함정수사 피해자 전문 변호인 콜린 피먼도 “이번 FBI의 수사 방식은 단순 마약 복용자를 잡고자 모든 이웃을 헤로인의 홍수에 몰아넣은 것과 다를 바가 없다”라며 수사 무효를 주장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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