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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尖閣)열도 中ㆍ日 전쟁, 중국의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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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尖閣)열도 中ㆍ日 전쟁, 중국의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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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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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신 대함 미사일. 미국은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의 대함미사일 공격을 우려, 함모전단 파견을 주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최신 대함 미사일. 미국은 센카쿠 분쟁에서 중국의 대함미사일 공격을 우려, 함모전단 파견을 주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센카쿠(尖閣) 열도에서 중국과 일본이 전면전을 벌이면 중국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일본과의 상호방위조약에도 불구, 미국은 중국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 수준의 협력만 제공할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랜드연구소가 센카쿠 지역에서 중ㆍ일간 우발적 충돌이 전면적 군사행동으로 치달을 경우를 가정한 ‘워 게임’분석을 벌인 결과, 4~5일만에 일본 해상 자위대가 큰 피해를 입고 패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랜드연구소는 중ㆍ일간 무력 충돌에서 미국이 중국 대함 미사일 공격에 의한 미 항공모함 피해 등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가상 무력충돌 일자별 시나리오.

첫날(D-1)

새벽 어둠을 뚫고 센카쿠 해역에 일본 극우단체 회원을 태운 배가 나타난다. 극우단체 회원들이 센카쿠 열도의 가장 큰 무인도 조어도(釣魚島)에 상륙해 일본기를 꽂는다. 이들은 ‘이 땅은 양보할 수 없는 일본 영토’라고 외친다. 또 모든 장면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게시, 중국 해군의 분노를 촉발한다.

센카쿠 열도(오른쪽)에서 벌어진 작은 분쟁은 물대포를 주고 받는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으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센카쿠 열도(오른쪽)에서 벌어진 작은 분쟁은 물대포를 주고 받는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으나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중국은 적대 행위로 간주하고 무장한 연안경비대와 해군 병력을 파견한다. 또 현장에서 극우단체 소속 일본인 14명을 체포, 중국으로 연행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일본이 해상자위대 소속 함선과 F-15전투기 편대를 보내지만, 중국군은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선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일본은 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한다.

둘째날(D-2)

일본 요청을 받은 미국은 고민에 빠진다. 세계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 공약 의지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러나 중국과의 전면적 대결을 피하기 위해 일본 본토를 해군과 공군력으로 지켜주겠지만, 중국에 대한 공세는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다.

그리고 중국군이 개발한 첨단 항공모함 타격 미사일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일본 요코스카 항에 정박한 조지워싱턴 항공모함 전단에 대해 서태평양 외해(外海)로의 항해를 지시한다. 동시에 캘리포니아 주둔 3함대 병력 일부에게 만일 사태에 대비, 동중국해 근해로의 이동도 지시한다. 중국도 유사시 자신들을 강타할 수 있는 미국의 공격용 잠수함이 파견된 걸 알게 된다.

셋째날(D-3)

센카쿠 해역에서 충돌이 본격화한다. 군함 수준의 대형 중국 연안경비함이 조어도 주변을 빙빙 돌며 항의 시위를 벌이던 일본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킨다. 일본 해상자위대도 반격한다. 물대포를 쏘고 방해전파를 발사하고, 일본 전투기가 중국 함정 위를 저공 비행한다.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 센카쿠 분쟁에서 은밀하게 접근, 중국 함정을 공격해 미국의 일본 방위의지를 보여주는 핵심 전력이다.
미 해군 원자력 잠수함. 센카쿠 분쟁에서 은밀하게 접근, 중국 함정을 공격해 미국의 일본 방위의지를 보여주는 핵심 전력이다.

이때 중국 호위함에서 30mm포가 발사되고, 일본 자위대도 중국 함선에 대응사격을 가한다. 그 즉시 중국이 항공기와 대함 미사일로 치명적인 대응을 가한다. 순식간에 두 척의 일본 함정이 침몰하고 500명 선원이 사망한다. ‘핫 라인’을 통한 중ㆍ일간 막후 교섭가능성은 이 순간 이후 완전 배제된다.

공포에 잠긴 일본은 미국에 신속한 구원을 요청한다. 도쿄 주재 미 대사관 앞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 미국의 군사 개입을 촉구한다. 미국 언론은 중ㆍ일간 무력 분쟁에 미국이 뛰어들 것인지 여부에 대해 속보를 쏟아낸다.

워싱턴 백악관은 고민에 빠진다. 일본을 도우라는 압력이 너무 거세기 때문이다. 이때 세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먼저 일본의 요청을 묵살하고 확전을 막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동맹국의 신뢰 훼손과 일본 해상전력의 약화를 의미한다. 두 번째 옵션은 직접 교전을 피하되 사이버 공격을 통해 중국에 경고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공격용 잠수함을 통해 중국 함선을 공격하거나, 아주 강력하게는 중국 본토의 군사시설에 타격을 가하는 방법이다.

랜드연구소 전문가들은 전쟁 개입 여론과 확전 방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백악관이 공격용 잠수함에 명령을 내려 중국의 미사일 구축함 두 척을 격침시켜 수 백명의 중국 병사가 죽는 옵션을 선택했다.

넷째날(D-4)

미국의 대응에 중국 지도부는 크게 놀란다. 1979년 중국은 베트남과 전쟁을 벌였다가 큰 반격을 받고 황급히 퇴각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통제 때문에 여론 비난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군의 전력이 크게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여론도 들끓는다. 당초 원치 않던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려면, 중국은 구축함 침몰에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애국적 중국시민들은 이를 원치 않는다. 비례 대응 보복 원칙에 따라 미국 함정이나 일본 함정을 침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수뇌부는 절충 대응에 나선다. 피를 흘리지 않되 미국에 피해를 주는 방법이다. 일본 자위대에 대한 공격은 계속 퍼붓되, 미국에 대해서는 사이버 혹은 금융공격을 개시한다. 미국 본토 전력망에 미리 심어둔 악성 바이러스를 가동시켜 전력 공급체계에 혼선을 초래한다. 미국 대도시 LA와 샌프란시스코가 단숨에 어둠에 휩싸인다. 미국 나스닥의 시장 거래 시스템을 공격해 수 백억 달러 가치의 주식을 휴지조각으로 만든다. 보유 중인 미 국채를 투매해 미국 달러 가치 폭락을 유도한다.

다섯째날(D-5)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한 중국의 공격은 더욱 강력해진다. 해상자위대 전력의 5분의1 이상이 타격을 입고 전사자가 수 백명을 넘어선다. 중국은 일본 본토에도 공격을 감행, 전력망과 정유시설을 파괴한다.

일본 해상자위대. 랜드연구소 시뮬레이션에서는 중국의 전력 급성장으로 센카쿠 분쟁 발발시 초기 2, 3일 만에 해상자위대가 전력의 5분의1을 잃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해상자위대. 랜드연구소 시뮬레이션에서는 중국의 전력 급성장으로 센카쿠 분쟁 발발시 초기 2, 3일 만에 해상자위대가 전력의 5분의1을 잃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상자위대의 참패와 중국의 본토 공격으로 일본은 또다시 미국에 다급한 지원 요청을 보낸다. 일본 요청의 핵심은 세가지다. 우선 항모 전단을 파견시켜 줄 것, 중국 함선에 대한 추가 공격, 중국 본토의 대함 미사일 기지에 대한 정밀 타격이다.

그러나 미국 대응은 제한적이다. 확전의 악순환을 막는 게 최대 목표다. 일본 정부에게 ‘중국 본토를 공격하거나 일본과 합동작전을 벌여 중국군을 격퇴할 수 없다’고 통보한다. 중국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항모 전단의 파견도 힘들다고 덧붙인다. 대신 전투 해역에 미 잠수함과 항공기를 파견해 일본 전력의 무사 본토 철수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한다.

포린폴리시 요청으로 ‘워 게임’ 시뮬레이션을 가동한 랜드연구소 관계자는 “전술적으로는 중국이 승리자가 되고 센카쿠 열도를 차지하겠지만,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의 대중 경계가 높아져 군비를 확충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포위작전을 벌일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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