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먹기 대회’ 신기록 보유자다운 먹성도, 거대한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내뿜는 흥도 그대로였다. 5년 새 달라진 게 있다면 쿵푸를 대하는 눈빛이었다. 다른 팬더들에게 쿵푸를 전수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이 마음씨 좋고 수다스러운 팬더 ‘포’(목소리 연기 잭 블랙)에게 주어졌으니 진지해질 수 밖에.
‘쿵푸팬더3’는 전작의 흥행 명성만으로도 관객들의 눈길을 끌만하다. 1편인 ‘쿵푸팬더’(2008)는 467만3,009명을, ‘쿵푸팬더2’(2011)는 506만4,796명을 각각 모으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개봉 당시 각기 애니메이션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아버지 팬더 리(브라이언 크랜스톤)와 상봉해 비밀스러운 팬더마을로 향하는 포는 시푸(더스틴 호프만) 사부로부터 ‘궁극의 쿵푸를 다른 팬더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쿵푸 마스터(스승)가 되라’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영혼계로 추방됐다가 전세계 쿵푸 사부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인간계로 돌아온 악당 카이(J.K. 시몬스)에 대적할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포는 쿵푸 마스터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기(氣)를 터득해야만 한다. 중국 철학에서 생명의 근원을 가리키는 기를 모으면서 포는 ‘나는 누구인가’(Who am I)란 철학적 수수께끼에 직면한다.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발전할 수 없다”는 시푸의 따끔한 조언에 아직은 먹고 놀기에 익숙한 포는 “난 지금의 내가 좋다”며 뒷걸음질을 치고 만다. 하지만 “넌 네가 누군지도 모르잖아”란 사부의 한 마디에 포는 진정한 팬더의 모습을 성찰해 나간다.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한국계 여인영 감독은 재기 발랄한 유머로 풀어내며 폭소를 자아낸다. “빠샤”를 연발하며 포의 코믹한 말투를 능청스럽게 해내는 블랙이 영화 속 웃음의 8할을 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편부터 포와 함께 평화의 계곡을 지켜 온 5인방 ‘타이그리스’(앤젤리나 졸리), ‘몽키’(청룽), ‘맨티스’(세스 로건), ‘바이퍼’(루시 리우), ‘크레인’(데이빗 크로스)이 이번에도 포와 호흡을 맞춘다.
지난해 영화 ‘위플래쉬’에서 제자를 윽박지르는 폭군형 음악 교수 플렛처로 등장해 국내 영화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긴 시몬스가 새로 합류해 악당 카이 목소리를 연기했다. 매력 넘치는 애교로 남자 팬더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자 팬더‘메이메이’도 새로 등장한 캐릭터. 케이트 허드슨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아기 팬더들의 귀여운 목소리 연기는 졸리의 자녀들이 담당했다. 28일 개봉, 전체관람가.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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