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은커녕 분양가도 안돼요. 여윳돈을 좀 불려보려다가 손해만 보게 생겼어요.”
경북 김천혁신도시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공공기관 임직원 등을 노린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오피스텔 건축에 나섰고, 웃돈을 받고 전매하거나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과잉공급으로 폭락하기 때문이다.
김천시와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김천혁신도시에는 아파트 9,281가구, 오피스텔 2,344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 등 12개 이전대상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이주상황에 맞춰 건축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1월 현재 9개 공공기관 4,400여 명이 이주한 상황에서도 수익형부동산인 오피스텔 매매가와 임대료는 당초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투자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기관 임직원들의 상당수가 KTX나 통근버스를 이용해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이다.
김천혁신도시 KTX역 인근에서 개업 중인 공인중개사 박모(56)씨는 “오피스텔 임차를 문의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데 저렇게 건물은 자꾸 올라가고 있다”며 “이미 분양 받은 사람들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고민이고 팔려고 해도 분양가도 건지기 어려워 진퇴양난”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창 건축중인 오피스텔은 지금이라도 발을 빼려는 투자자들로 공인중개사사무실에는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거래절벽 현상은 일찍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의 ‘성공’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천시 율곡동 Y오피스텔(437실)은 100% 분양에 1월 현재 입주율이 60%가 넘고 K오피스텔 2개 단지(496실, 736실)도 100% 가까이 분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자수익률은 분양 당시 6~8%로 홍보한 것과 달리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신규 사업자들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피스텔에 투자한 소모(50)씨는 “본전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라며 “퇴직 후 노후대책마련 차원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분양 받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