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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힘,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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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힘, 리얼리즘

입력
2016.01.2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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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철의 1975년작 '갯펄 아낙'. 가나아트 제공
권순철의 1975년작 '갯펄 아낙'. 가나아트 제공

가나아트는 28일부터 한달 간 서울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1980, 90년대 한국 리얼리즘 대표작가 8명의 주요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Ⅱ 리얼리즘의 복권’전을 연다.

전시에는 권순철, 신학철, 민정기, 임옥상, 고영훈, 황재형, 이종구, 오치균 등 우직하게 당대의 풍경을 포착해 온 리얼리즘 작가 8인의 작품 100여 점이 소개된다. 지난해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을 주제로 단색화를 조명한데 이어 80년대 이후 한국 화단을 이끈 리얼리즘 미술을 통해 국내외에 한국 현대미술을 주도한 정신을 소개한다는 취지다.

종이부조에 먹을 사용한 임옥상의 1984년 작품 '귀로'. 가나아트 제공
종이부조에 먹을 사용한 임옥상의 1984년 작품 '귀로'. 가나아트 제공

전시를 공동기획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20일 서울 종로구 가나아트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제도권 미술이 예쁜 그림이나 팔던 80년대에 제도권 밖의 화가들은 군부독재에 항거하며 민중미술을 지향하거나, 개인적 예술적 신념으로 묵묵히 리얼리즘의 구현을 고민해왔다”며 “밀도 있는 정통 따블로(Tableauㆍ회화)를 통해 우직, 정직, 고지식하게 예술적 진실성을 추구한 이들 작가들의 작품들이야말로 세계가 조명할 만한 한국 현대미술의 큰 힘”이라고 말했다.

부대종이에 아크릴릭을 사용한 이종구의 1991년 작품 '이씨의 여름'. 가나아트 제공
부대종이에 아크릴릭을 사용한 이종구의 1991년 작품 '이씨의 여름'. 가나아트 제공

그는 여덟 작가들을 ‘이중섭 계열’과 ‘박수근 계열’로 나눠 설명했다. 작가적 주관을 투영해 표현해 온 ‘이중섭계’로는 신학철, 임옥상, 황재형, 민정기를 꼽았다. “신학철은 역사의 맥박과 혼을 짚어 내거나, 농민 시리즈를 통해 농촌의 서정을 그려내는 데 탁월하죠. 임옥상은 어머니, 물대포 등 뭘 그려도 현실을 개입시켜 놓치지 않고 끝까지 포착합니다. 황재형은 막장의 풍경과 인생을 통해 현장의 정서를 강화합니다. 민정기는 멀어져가는 일상을 통해 소외를 돌아보게 하죠.”

유 교수는 진득한 객관의 구성으로 주관을 드러낸 ‘박수근계’로는 고영훈, 권순철, 이종구, 오치균을 꼽았다. 이어 “뭐든 돌멩이를 깨부수듯 바스러뜨려 해체하는 권순철”, “슬럼가, 서리 맞아 못쓰게 된 고추밭 등의 이미지를 승화시켜 담는 오치균”, “이념으로서가 아닌 마을 사람들의 표정 속 인생과 연륜을 포착해 정통 리얼리즘을 추구한 이종구”, “어울리지 않는 대상들의 상충을 통해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한 고영훈”등으로 작가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이들 모두 무소속 전업작가로 유행과 인기에 영합할 줄 모르는 성정으로 대작에 도전해 온 테크닉의 달인들”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 작품의 예술적 진실성과 가치가 재조명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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