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미국 국방부에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개로 권고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선 북한의 핵개발 정도나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백가쟁명(百家爭鳴)식 편차도 나타나고 있다.
CSIS는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275쪽 분량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2025'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차원에서 지역 미사일 방어(MD)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사드의 한반대 배치를 권고했다. CSIS는 "한국은 사드와 같은 시스템을 독자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경험으로 볼 때 수십 년의 노력이 요구된다"며 "북한의 점증하는 미사일 위협을 감안할 때 사드는 소중한 (방어)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 의회조사국(CRS)은 이날 북미관계 보고서에서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 탑재 미사일에서 온전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북한의 위협을 과소 평가했다.
대북 정책도 의견이 기관별로 전문가별로 갈린다. 피터 하렐 국무부 전 대테러ㆍ금융제재 담당 부차관보는 “2010년부터 이란에 가했던 방식대로 북한경제 전체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는 “북한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고,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아예 북핵 실체를 인정하고 추가 개발ㆍ확산을 막는 ‘핵동결’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편,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한 논의가 다음 주 시작해 이르면 이달 말 최종 결의안 채택이 이뤄질 전망이다. 유엔 관계자는 “미국이 작성한 초안에 대한 중국측 검토가 이번 주말 마무리되고, 다음 주부터는 본격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