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600만여명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유머를 가장한 광고글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사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특히 속칭 '놀이터'로 불리는 사설 토토부터 '좋아요'를 유도하는 현금 배포 페이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페이스북 그래픽. 한국스포츠경제 DB
■ 유머글 위장한 불법 배팅 사이트 홍보
해당 페이지들은 일반인 사용자가 운영하는 방식으로 위장돼 있다. 주로 유머 커뮤니티나 화제가 되는 자료들을 올려놓고 긴 여백 뒤에 자신들의 홍보 사이트 정보를 나열한다.
'계속 읽기' 메뉴를 선택하지 않으면 해당 홍보글은 보이지 않지만 SNS의 특성상 불법 정보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 국내법상 정부의 인가를 받은 민간업체는 케이토토 한 곳 뿐이다. 때문에 사설 토토 등 기타 스포츠 배팅 사이트는 전부 불법이다.
▲ 페이스북 내 유머글을 위장한 불법 스포츠 배팅 사이트 홍보글. 관련 페이스북 캡쳐
실제로 국내 불법 스포츠 배팅 시장은 지난 4년간 10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합법 스포츠 배팅 시장 규모와 비교할 때 약 10배 가량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을 통한 음성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끊임없는 가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 페이스북을 통한 불법 배팅 사이트 정보가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의 대부분은 이른바 '먹튀'가 많아 이용하더라도 금전적 차익을 얻을 수 없으며 불법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게시물 자체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현금 줄게 좋아요 다오" 따봉충 알바의 진실
계좌이체를 한 증거 사진과 현금이 가득 쌓여있는 게시물을 올려놓고 '좋아요'와 '공유'를 누르면 추첨을 통해 현금을 지급해 주겠다"는 페이지도 급속도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 해당 미션을 완수하면 돈을 보내주겠다는 게시글. 관련 페이스북 캡쳐
건당 수 십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보내주겠다는 말에 사용자들은 의심없이 해당 페이지를 추천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올려진 게시물은 여러 타임라인으로 퍼져나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실정이다.
조사 결과 개인을 가장한 해당 광고 페이지는 일정 수준의 '좋아요' 및 '팔로워' 건수들을 충족시킨 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전달이나 재미의 목적이 아닌 장사의 목적으로 해당 게시물을 올린다는 것이다. 페이지를 사들이는 곳은 몇몇 마케팅 업체로 모바일 파급력을 지닌 페이지를 향후 자사의 페이지로 변경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업체에서는 관련 아르바이트 요원을 구해 현금 배포를 미끼로 한 페이지 운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용자들의 경우 건당 혹은 일정기간 동안 페이지의 추천 수를 기준으로 수익을 챙긴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지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네티즌들은 이들을 '따봉충(좋아요를 요구하는 벌레)'이라고 비하하며 극도로 혐오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던 자료를 원작자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무단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는 점차 극단적인 혐오주의 현상으로 비화되는 실정이다.
▲ 페이스북 내 '좋아요' 메뉴를 형상화 한 그래픽. 한국스포츠경제 DB
페이스북 코리아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관련 게시물을 관리하고 있다. 워낙 많은 게시물이 빠른 시간 내 유포되다보니 1차적인 자체 평가 외에도 사용자들의 참여 유도를 통해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페이스북에서는 불법 게시물이 보이면 해당 페이지 우측에 '이 게시물 신고하기'로 신고가 가능하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는 "자사 정책에 따라 제품이나 특정 콘텐츠의 스폰서 광고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제재 대상"이라며 "현재 내부 모니터링 요원들을 통해 상시 제재를 실시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의 신고를 받은 게시물에 대해 48시간 내 검토를 거쳐 신속한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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