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의 통신사업에 투자할 것처럼 속여 투자자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형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나상훈 판사는 실체가 없는 잠비아 통신사업 투자를 미끼로 4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K텔레콤 대표 김모(69)씨와 동생 김모(60)씨에게 각각 2년 6개월, 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 형제는 2009년 4월 피해자 김모씨와 만나 자신들을 잠비아에서 K텔레콤이라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소개했다. 이들은 “3억원을 빌려주면 원금뿐 아니라 잠비아에 소유한 대지 중 1만 3,500평을 넘겨주고 회사 주식 280만주를 주겠다”며 김씨를 꼬드겼다. 형제의 말을 철썩같이 믿은 김씨는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7,000만원을 송금했다.
김씨 형제는 같은 해 11월 “잠비아에 구입한 대지의 잔금을 주지 않으면 땅이 날아갈 상황이다. 잠비아에 다녀오면 50억원이 나오니 나중에 갚겠다”며 다시 돈을 요구했고, 김씨는 이번에도 형 김씨의 계좌로 1억3,800만원을 보냈다.
그러나 잠비아 통신사업은 자금 조달처를 찾지 못해 사업에 착수조차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형제도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빌린 돈을 갚을 변제 능력이 전무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4억원을 초과하고 범행이 7년이나 지났지만 피해가 아직 회복되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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