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전설적 야구선수 요기 베라의 말이다. 20일 호주오픈에서 이 명언을 다시금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다. 장솨이(27ㆍ중국)의 드라마틱한 14전15기가 이뤄진 것이다.
여자테니스 세계 랭킹 133위 장솨이(27ㆍ중국)는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2008년 US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한 장솨이는 지난해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14전 전패를 당했다. 그런 장솨이가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모나 할렙(25ㆍ루마니아)을 2-0(6-4 6-3)으로 꺾고 메이저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장솨이가 세계 랭킹 2위인 할렙을 꺾은 것은 라파엘 나달(30ㆍ스페인)의 남자단식 1회전 탈락과 함께 대회 최대 이변으로 평가된다.
경기 후 장솨이는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아예 본선 진출도 하지 못해 은퇴를 생각했다. 그러나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이번 호주오픈에 출전했다”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부모님도 처음 초청했다”고 말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장솨이의 부모는 아직까지 딸이 외국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적이 없다고 한다. 장솨이는 처음으로 부모님이 지켜보는 앞에서 세계 랭킹 2위를 꺾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장솨이는 2015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을 통해 시즌 개막을 알렸다. 그는 1라운드에서 호주의 자밀라 가조소바(29ㆍ호주)에게 0-2(4-6 1-6)으로 패했다. 2015 WTA 시드니 아피아 인터내셔널에서 장솨이는 4번시드를 받았지만, 그는 운스 자비르(22ㆍ튀니지)에게 1라운드에서 0-2(5-7 3-6)으로 패했다. 이 후 여러 대회를 거치면서 장솨이의 랭킹은 더욱 떨어졌고, 본선 시드도 남의 몫이었다. 장솨이는 2016 호주오픈 예선에서 3전승으로 본선 진출티켓을 따냈다.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경기였다.
“오늘이 내 선수 생활에서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라며 승리 소감을 밝힌 장솨이는 2회전에서 알리제 코르네(33위ㆍ프랑스)와 맞붙는다.칠전팔기를 넘어‘14전 15기’정신의 장솨이가 이번 대회 어디까지 질주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박기수 인턴기자(한국외대 스페인어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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