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과일·와인·맥주, 스타벅스 커피 등 가격이 세계 1,2위를 기록할 만큼 크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작년 6·10월 두 차례에 걸쳐 13개국 주요 도시 현지 백화점·마트·슈퍼마켓에서 주요 수입식품과 농축산물 등 35개 품목의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수입 청포도·와인, 자국산 삼겹살 가격 수준이 가장 높았다.
수입 청포도는 미국산 탐슨 시들리스 800g, 와인은 칠레산 몬테스알파 까르네쇼비뇽 2011년산, 삼겹살은 냉장육 1㎏을 기준으로 비교됐고, 환율은 지난해 6~12월 평균값이 적용됐다. 한국에서 미국산 청포도는 7,009원으로 미국 현지 가격(4,069원)의 거의 두 배였고, 와인은 3만8,875원으로 5번째로 비싼 네덜란드(2만2,681원)와 비교해도 71%나 비쌌다.
중국(1만4,679원)의 약 두 배인 국산 삼겹살 가격(2만7,930원)도 13개국 중 1위였다.
스타벅스 커피(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자국산 소고기 등심(스테이크용 냉장육 1㎏), 수입 등심(스테이크용 냉장육 1㎏), 필리핀산 바나나(한 다발), 미국산 오렌지(1개), 미국산 자몽(1개), 코카콜라(1.5ℓ), 펩시콜라(1.5ℓ), 맥주 하이네켄(330㎖), 밀러(355㎖) 등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이 13개 나라 가운데 두 번째로 비쌌다.
특히 수입 맥주 하이네켄의 한국 판매가(2,016원)는 네덜란드 현지가격(729원)의 약 2.9배, 미국 브랜드 밀러 맥주의 한국 판매가(2,203원)도 미국 현지가(960원)의 약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의 국내 가격은 4,100원으로 일본(4위·3,475원)보다 18%, 미국(12위·2,821원)보다 45% 높은 수준이었다.
코카콜라(2,491원)와 펩시콜라(2,102원)도 미국(코카 1,832원·펩시 1,879원)과 비교해 각각 36%, 12% 비쌌다.
특히 수입 맥주와 과일의 경우 FTA(자유무역협정) 등에 따른 수입 관세 하락에도 실제 판매가는 낮아지지 않고 할인행사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인하해주는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관세 인하 혜택이 수입 맥주나 과일을 구매하는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가도록 유통구조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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