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대표, 조별리그 최종전서
이라크와 1-1로 비기며 조 1위 확정
경기마다 다른 전술 들고 나와 실험
선발 명단 등 상대방이 예측 어려워
“준비해온 것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아
리우행 티켓 위해 8강부터 총력전”

신태용(46)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16 리우 올림픽 출전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라크와 1-1로 비겨 2승1무로 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신 감독은 이라크전 뒤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 8강부터가 총력전”이라고 밝혔다. 이런 자신감과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드러난 다양한 전술변화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 든든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8강전에서 D조 2위와 맞붙는다. 혼전인 D조 1, 2위는 21일 새벽에 결정된다. 호주ㆍ요르단ㆍ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 한 팀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간 23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23일 오후 10시30분) 더운 날씨 속에 8강전을 치러야 하고, 또 4강 진출시 홈 이점을 안은 강호 카타르와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대진이다.
상위 3개 팀에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8강 토너먼트에서 최소 2승을 거둬야 한다. 이를 위해 신태용호는 역대 올림픽 대표팀 최약체라는 혹평을 무색하게 할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온 것을 8강전부터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는 각오다.
신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4-4-2 전술을 써 2-1로 승리했고 이어진 예멘전에서는 4-1-4-1 전술로 과감한 변화를 꾀해 5-0 대승을 이끌었다. 2경기 만에 8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기존의 주전들을 대거 뺀 이라크전에서는 189cm의 장신 공격수 김현(23ㆍ제주)을 원톱으로 한 4-2-3-1 전술로 재미를 봤다.
따라서 8강 이후 신태용호가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 상대 측에서는 예측조차 힘들어진 상황이다.
또 불필요한 볼 터치를 최소화하는 신태용식 축구 스타일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고 중앙에서 뒷선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특유의 패스 축구가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주전ㆍ비주전간 전력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이라크전을 통해 확인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앞선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조별리그를 거치며 많은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왔다. 신 감독은 이라크전이 끝난 뒤 “무승부는 아쉽지만 지금껏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들이 나가 전반전에 잘한 것은 기분이 좋다”며 “8강 상대팀이 결정되면 그 팀에 맞춰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고 할 만큼 선수자원 활용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장 최전방 공격수 경쟁만 해도 저돌적인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에 이라크전 헤딩골로 단숨에 자신감을 회복한 김현의 대결 구도가 볼 만해졌다. 변화무쌍한 전술 못지않게 어떤 선수가 선발 명단에 오를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아울러 8강 조기 확정으로 주전들의 체력을 아낀 점도 전망을 밝히는 요소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최종예선 ‘32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종예선 일본전부터 지지 않았다. 이 기간 23승9무의 완벽한 승률이다. 이제 총력전으로 그 정점을 향해 질주할 태세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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