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6일 발표한 ‘수소탄 핵실험’은 증폭핵분열탄 또는 단순한 핵폭탄을 실험한 것일 수 있다는 미국 의회의 공식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주장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근거 중 하나로 해석된다.
19일(현지시간)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 다음날인 7일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 내 핵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 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많은 전문가가 북한이 그런 (수소탄 핵실험)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데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다른 수소탄 실험과 비교해 (지진파 등) 상대적으로 낮은 위력을 이유로 수소탄 실험이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다른 가능성은 북한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일반적으로 핵실험에 성공한 국가들은 수소폭탄을 개발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폭핵분열탄은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북한의 ‘미니 수소탄 핵실험’ 주장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장거리미사일에 장착하려면 핵탄두는 일반 핵폭탄보다 가볍게 소형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폭핵분열 기술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같은 열핵연료를 넣어 핵폭발력을 높일 수 있어 핵탄두의 소형화를 가능하게 해준다.
보고서는 또 “수소탄이 아니라 단순한 핵실험일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내부의 정치적 지지나 주변국에 대한 (핵)억지력 과시를 노리고 수소탄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했을 수도 있고 북한 과학자들이 최고지도부에 사실과 다르게 과장해 말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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