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에서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20대와 노장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40대가 대결하는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대부분의 종목에서 20대와 40대의 대결은 흔치 않은 광경이다. 운동능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구기 종목 등에서는 특히 그렇다. 그러나 사실상 '멘탈 싸움'인 골프는 이러한 대결 구도가 가능하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40대 남녀 골퍼는 짐 퓨릭(46ㆍ미국)과 캐리 웹(42ㆍ호주)이다. 미국 남자골프 올림픽 랭킹 기준으로 현재 출전이 유력한 선수는 조던 스피스(23)와 버바 왓슨(38), 리키 파울러(38), 더스틴 존슨(32) 등 총 4명이다. 세계랭킹 15위 이내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올림픽 출전 티켓 4장이 확보된다. 퓨릭은 세계랭킹 순으로 따졌을 때 존슨(8위ㆍ5.95점)보다 한 단계 뒤처진 9위(5.23점)에 올라 있다. 7월 중 발표되는 세계랭킹에 따라 올림픽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퓨릭도 향후 대회 성적에 따라 충분히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47)는 올림픽 출전이 확실시 되는 선수다. 일본의 가타야마 신고(43)도 까마득한 후배 마쓰야마 히데키(24)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스페인의 52세 골퍼 미구엘 앙헬 히메네즈(34위)도 국제골프연맹(IGF) 남자부 올림픽 랭킹 60위 이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칠레의 42세 골퍼 펠리페 아길라(59위)도 현재 올림픽 출전 가능 명단에 든 상태다.
여자부에선 살아있는 전설 웹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웹은 올림픽 금메달을 제외하고 이룰 것을 다 이룬 선수다. 199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입회한 그는 올해로 21년째 프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투어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웹은 투어 입문 5년 만인 2001년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했다. LPGA 역사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웹과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ㆍ이상 미국), 애니카 소렌스탐(2003년ㆍ스웨덴), 박인비(2015년) 등 7명에 불과하다.
웹은 딸 뻘인 호주동포 이민지(20)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호주 여자선수 올림픽 랭킹에서 이민지가 13위, 웹이 16위에 올라 있다. 둘은 이변이 없는 한 올림픽에 출전한다.
골프는 이번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다. 그런 만큼 최고의 선수들이 펼칠 샷 대결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자부에서는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29), 로리 매킬로이(27), 여자부에서는 리디아 고(19), 박인비(28), 스테이시 루이스(31) 등 젊은 스타들이 올림픽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험과 연륜으로 무장한 노장 선수들의 골프 인생 피날레 샷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사진=짐 퓨릭-캐리 웹(오른쪽, 개인 공식 SNS).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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