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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경제학 창시자 ‘헬리웰’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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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경제학 창시자 ‘헬리웰’을 만나다

입력
2016.01.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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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경제학 틀 깨고

사회학, 심리학 접목

유엔 ‘세계 행복보고서’ 발간

세계적 반향 일으켜

지난해 12월14일 캐나다 밴쿠버시의 명문대학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연구실에서 만난 행복학의 대가 존 F. 헬리웰 명예교수의 첫 인상은 삶의 근본을 추구하는 철학자와 같았다. 마침 연구실 이사를 준비 중이던 그는 팔순 고령인데도 아무 도움 없이 책장에 가득했을 책을 손수 일일이 이사 상자에 담고 있었다.

밴쿠버 태생인 그는 1959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영국 명문 옥스포드대학에서 수학했다. 옥스포드 대학 시절 그가 몸담은 곳은 30개 칼리지 가운데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세인트 존스 칼리지다. 원래 재무ㆍ계량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이후 ‘웰빙’(Well-Being), 즉 행복을 주된 연구분야로 삼았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내 생애의 가장 큰 학문적 성취는 전통 경제학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사회과학의 더 큰 영역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라고 말했다.

20여년 전 기존 경제학이 인류의 행복을 끌어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사회학ㆍ심리학 등 다른 사회과학 분야에서 쌓인 지식을 끌어들여 돈과 경제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행복 연구를 시작했다. ‘세계화 속의 웰빙과 공공정책’(2002년), ‘웰빙의 사회체계’(2005년)는 대표 저작이다. 2012년부터는 유엔이 후원하는 ‘세계 행복보고서’ 연구와 발간을 주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전통경제학과 행복경제학을 넘나들면서 캐나다와 영미권 국가의 공공정책에도 많은 기여와 자문을 하고 있다. 2002년에는 캐나다 공공정책에 기여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도너상’을 수상했다. 헬리웰 교수는 이외에도 20여개의 각종 상을 수상했다.

행복경제학의 문을 열어 젖힌 공로로 노벨상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겸손하게도 “시기 상조”라고 일축했다. 아직 학문적 기반이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행복 증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실증 연구가 축적된다면 언젠가는 후학들이 상을 받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헬리웰 교수는 행복연구의 특성상 이론 연구 못지 않게 다양한 사회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령이지만 아직 건강하고, 명예교수로 계속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주위에 자신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동료와 가족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스스로의 행복점수를 “100점 만점에 90점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밴쿠버(캐나다)=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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