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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의 경고 “정신 바짝 차리고 美의 배신 경계해야”

입력
2016.01.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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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메이, 로하니 대통령에 서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연합뉴스

이란 최고 지도자가 핵 합의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에 대해 ‘미국의 속임수와 배반을 경계하라’고 비판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국제 사회의 고립 탈피는 일단 환영하지만 미국 정계의 ‘변심’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76ㆍ사진)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유엔의 제재 해제를 이끌어낸 핵협상 합의 이행을 축하한다”면서도 “이번 이슈를 비롯한 여러 이슈에서 오만한 서구 열강, 특히 미국의 속임수와 배신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 “지난 2~3일간 나온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발언이 의심스럽다”며 “상대편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 지 주의 깊게 살피라”고 덧붙였다. 시아파인 이란에서 종교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의 사회ㆍ정치적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이란 제재 해제 후 하메네이가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메네이는 지난해 7월 핵합의 때부터 이란 핵 협상팀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오만한 미국과의 관계가 핵 협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왔다. 이번 제재 해제를 앞두고도 “합의를 위해 이란이 비싼 대가를 지불했다”며 “합의 상대방들이 약속을 실행하도록 이란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에 대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 합의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란 고위 관계자들은 2017년 오바마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워싱턴 정계가 협상을 외면할 수 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해제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이 일었지만 미국은 경제 제재 해제 하루만인 17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실험과 관련한 개인ㆍ기업들에 대한 신규제재 카드를 꺼내 들어 오히려 경계심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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