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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건설 근로자 툭하면 임금 체불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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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건설 근로자 툭하면 임금 체불 ‘한숨’

입력
2016.0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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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3생활권 공사 현장 근로자들이 19일 올들어 가장 낮은 기온으로 떨어진 혹한도 아랑곳없이 건설자재를 나르고 있다.
세종 3생활권 공사 현장 근로자들이 19일 올들어 가장 낮은 기온으로 떨어진 혹한도 아랑곳없이 건설자재를 나르고 있다.

세종시 2-2생활권 공동주택 현장에서 중장비 일을 한 A씨는 3개월치 장비대금 200만원이 체불돼 장비 기름값조차 갚지 못했다. 애타게 호소했지만 업체는 “기다려 달라”며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A씨는 결국 지난해 6월 행정도시건설청 체불신고센터를 통해 밀린 대금을 가까스로 받아냈다.

세종시 3-2생활권 공동주택 건축현장에서 전기 설비 일을 한 B씨는 퇴직금 1,5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전기하도급 업체의 부도로 퇴직금을 받을 길이 막막했다. 다행히 B씨는 체불신고센터의 안내로 원도급사의 기성금 압류를 통해 퇴직금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건설 현장에선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생계와 직결된 노임을 받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9일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해 체불신고센터를 통해 123건의 체불 민원을 해결했다. 이는 2014년(6월부터 운영) 55건에 비해 배 이상 많은 것이다. 지난해 체불 금액은 16억 3,400만원에 달한다. 체불 민원 가운데 인건비가 64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장비 대금도 48건으로 많았다. 식대를 포함한 자재비도 11건이었다.

지난해 체불 민원 가운데 104건은 민간사업자가 발주한 사업이었고, 대부분 공동주택 건설 현장이었다. 이 곳에서 일한 일용직 노동자들은 최고 수천만원에 달하는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해 체불신고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공공부문에선 LH가 발주한 건설현장 체불 민원(11건)이 많았다. 체불 민원이 발생한 LH 발주 사업장은 2-4생활권 부지조성공사를 비롯해 5생활권 BRT, 3-3생활권 및 4-1생활권 부지조성 사업 등이다. 건설청이 발주한 사업장 체불민원은 1-3생활권 광역복지지원센터 등 8곳이었다.

세종시 건설 현장의 체불은 체불신고센터에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3생활권 한 공사장 근로자는 “아파트가 잘 팔리면 뭐하느냐. 현장 근로자 중에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청은 설을 앞두고 실시하는 정기점검에서 건설 현장의 노임(노동임금, 품삯) 체불 해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상기 건설청 사업관리총괄과장은 “체불 민원 중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계와 직결된 노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건설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 아파트는 지난해 100% 분양률을 보였으며, 실거래가 기준으로 매매가가 분양가 대비 최소 1,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승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글ㆍ사진 최두선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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