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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병영일지 ‘군영등록’ 세계기록유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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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병영일지 ‘군영등록’ 세계기록유산 추진

입력
2016.01.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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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19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군영등록'에 실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중연 제공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19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군영등록'에 실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중연 제공

노비 출신 안사민은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호위하는 등 20년간 무관으로 근무했다. 그리나 ‘노비’ 꼬리표를 뗄 순 없었다. 전란 통에 입 하나 줄이겠다 내쳤던 주인은 안사민을 기어코 찾아내 반환소송을 낸 데 이어 다른 주인에게 팔아버렸다. 안사민은 20년간 여엿한 군인으로 봉직한 자신이 다시 노비가 될 순 없다고 효종에게 탄원서를 내 겨우 노비 신분을 면제받았다.

조선 왕의 인간애적 결단을 그린 미담일 수도 있다. 거꾸로 미국 내 한국학 대부 제임스 팔레가 왜 조선 후기를 ‘근세’가 아니라 ‘노예제 사회’라 부른지 짐작할 수 있는 ‘추노’의 실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기존 정치사 중심의 기록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사회상을 드러내 보여주는 ‘군영등록’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은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군영도감’의 201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번역과 함께 스토리텔링까지 가미해 국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영등록은 조선 후기 훈련도감, 어영청 등 5군영의 근무자들이 매일매일 기록한 근무일지로 1593년부터 1882년까지 300년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병역을 둘러싼 당시 생활상이 다 담겨 있어 외교사, 전쟁사 뿐 아니라 사회사 연구자들에게 주목받아온 기록이었으나 접근이 어려웠다. 이 원장은 “군영등록은 민초들의 삶 그 자체를 드러낸 기록으로 조선 기록문화의 저력을 보여준다”면서 “한자를 아는 세대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는 만큼 이 간격을 메울 수 있도록 한중연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군영등록’ 중 훈국등록.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5군영의 근무일지로 이 가운데 훈국등록은 훈련도감의 근무일지다. 한중연 제공
‘군영등록’ 중 훈국등록. 군영등록은 조선후기 5군영의 근무일지로 이 가운데 훈국등록은 훈련도감의 근무일지다. 한중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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