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이안 워싱턴포스트 지국장
출국 직전 부인, 모친 돌연 억류돼
케리 국무장관까지 나서 결국 석방
국제사회 제재와 동시에 이란이 풀어준 미국인 6명은 반전을 거듭하는 협상 때문에 막판까지 자신의 석방 여부를 가늠하지 못하고 애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지국장으로 일하다 간첩 혐의로 체포됐던 제이슨 리자이안은 출국 직전 이란 당국이 부인과 어머니를 일시 억류하는 바람에 피말리는 11시간을 보내야 했다.
18일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인 수감자 석방 협상은 2014년 1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승인 아래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지구촌 연대’ 특사로 임명한 국무부 고위관리 브레트 맥거트가 미국 협상단을 지휘했다. 1개월 혹은 6주 간격으로 대면 협상이 이뤄졌는데, 초기에는 미국 내부에서도 반대가 심했다. 이란이 미국에 수감된 자국민을 무려 40명이나 풀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야 했다. 테러ㆍ폭력범죄 대신 경제제재를 위반해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이란인 7명과 이란계 미국인 6명을 맞교환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핵 협상을 통해 친분을 쌓은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도 큰 역할을 했다.
14개월을 끈 협상은 막판 11시간을 남기고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 11일 영해를 침범했다가 생포된 미 해군 장병 10명을 신속하게 풀어주며 성의를 보였던 이란이 돌연 17일 낮 리자이안 전 지국장의 부인 예가네 살레히와 모친 메리 리자이안을 억류했기 때문이다. 예정 시각에도 독일로 떠날 특별전세기에 고부(姑婦)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맥거트 특사는 ‘당장 떠나라’는 이란 요구를 묵살했다. 맥거트 특사는 이란의 막판 방해 사실을 즉시 케리 장관에게 보고했고 케리 장관은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에게 석방자 명단에 억류된 고부(姑婦) 이름도 포함된 걸 상기시키고 결단을 요구했다.
막판까지 볼모로 잡혀있던 수감자 2명은 결국 이란 시간으로 17일 새벽 6시30분 미ㆍ이란 협상을 중재했던 스위스 대사관에 인계된 뒤 비행기에 탑승, 다른 4명과 함께 몇 시간 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미국은 6명 미국인의 안전을 위해 특별기가 이란을 떠난 뒤에야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새로운 대 이란 제재방침을 발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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