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가 역대급 1위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자부는 4강, 여자부는 3강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지난 시즌 남자부 우승팀 OK저축은행(16승8패 승점 50)은 시즌 초반 독주 태세를 갖췄으나, 2위 대한항공(16승8패 승점 49), 3위 현대캐피탈(16승8패 승점 48)에 맹추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4위 삼성화재(16승8패 승점 43)도 만만치 않다. 1~3위간 승점 차는 불과 2점. 더욱이 1위부터 4위까지 승패는 16승8패로 모두 같고, 승점 차도 7점밖에 나지 않는 혼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3연패의 늪에 빠진 반면, 나머지 세 팀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시몬(29)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면서 공격이 단조로워지고 있다. 패배한 최근 3경기에서 시몬은 각각 22, 32, 28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선수들은 잠잠했다. 심지어 지난 16일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에서는 팀 내 다른 모든 선수들의 득점 합계가 시몬이 혼자 올린 득점과 같았다. 리그 팀들의 전력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이른바 '몰빵 배구'는 쉽게 통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대체 외국인 선수 모로즈(29)와 김학민(33) 등 국내 선수들이 환상적인 호홉을 보이면서 1위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공격의 핵 오레올(30)과 뒤를 받치는 문성민(30)의 활약을 통해 4라운드 6경기를 모두 이겼다. 삼성화재는 독일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괴르기 그로저(32)가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로저가 없는 상황에서 1승2패로 부진했던 삼성화재는 그의 복귀 후 2연승을 달리면서 힘을 내고 있다.
여자부 1위 경쟁도 치열하다. IBK기업은행(14승6패 승점 43)은 18일 현대건설(14승6패 승점 41)과 맞대결에서 승리해 1위로 도약했다. 아직 승점 1점 차의 살얼음판 경쟁이다. 3위 흥국생명(13승7패 승점 35)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새해 들어 현대건설은 1승2패, IBK기업은행은 5승, 흥국생명은 2승1패를 기록 중이다. 분위기가 물이 오른 IBK기업은행이 당분간 선두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시몬-양효진(오른쪽, 구단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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