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넥센 감독
스프링캠프는 일년 농사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남은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팀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넥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가장 많은 팀이다. 지난 겨울 혹독한 전력 유출을 겪으면서 '대포 군단'은 완전히 해체됐다. 홈런왕 박병호(53홈런·미네소타)와 스나이더(26홈런), 유한준(23홈런·kt) 등 팀내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들이 모두 빠져나갔다. 여기에 올 시즌부터는 다른 구장에 비해 다소 작았던 목동구장을 떠나 고척스카이돔으로 이전한다. 선수 구성은 차치하더라도 이전보다 홈런 개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00도루 느림보 넥센의 대도 선언
넥센은 '방망이'에서 '발'로 시선을 옮겨 위기를 정면 돌파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넥센은 팀 도루 100개에 머물러 10개 구단 중 8위에 그쳤다. 팀내 최다 도루는 김하성과 고종욱이 각각 기록한 22개다. 2014시즌 48도루를 기록했던 서건창이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8도루에 머물면서 넥센의 발야구는 더욱 빛을 잃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그린라이트를 줄 예정이다. 스프링캠프부터 도루를 할 때 무엇을 보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준비시켜야 한다. 선수들이 직접 뛰어보고, 움직여야 느끼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2012년 주루작전코치를 맡아 2011년 팀 도루 99개로 부문 최하위였던 넥센을 한 해만에 179도루에 1위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중심타자인 박병호와 강정호는 나란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발이 느려 도루를 못한다'는 편견을 완전히 깼다. '염경엽 매직'이 이번에도 통한다면 넥센의 위기탈출도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줄어든 득점, 실점을 줄여야 산다
염경엽 감독은 "주축 타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타자로 메우기는 쉽지 않다. 실점을 줄이는 방향으로 준비를 할 생각이다. 목표는 100실점을 줄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디테일'을 강조했던 염경엽 감독은 이번 겨울 더욱 철저하게 디테일을 신경 쓰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790실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은 110개로 kt(118개)와 롯데(114개)에 이어 최다 3위에 올랐고,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98로 8위에 머물렀다. 점수가 새어나갈 수 있는 '틈'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넥센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타격보다 수비와 주루 플레이 훈련에 더 많은 공을 들일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마운드와 수비 등의 부분에서 더욱 짜임새 있게 가야 한다. 쉽진 않겠지만 노력을 하다 보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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