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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금융제재 해제 훈풍…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기지개 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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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금융제재 해제 훈풍…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기지개 켤까

입력
2016.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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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금융제재 여파로 당기순이익 1/7수준 곤두박질

무역결제 업무 가능하지만 미국 제재 불확실성 남아

멜라트은행 로고. 홈페이지 캡쳐
멜라트은행 로고. 홈페이지 캡쳐

17일 정부가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를 전격 해제하면서 5년여간 손발이 묶여있던 이란계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멜라트 서울지점은 자본금 450억원(지난해 6월 기준)으로 외국계 은행 평균(1,500억원)의 약 3분의 1에 불과한 작은 규모이지만 거대한 국제 정세의 파도에 휩쓸려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2001년 5월 국내 영업을 시작한 이후 중동 경기 활황으로 한국ㆍ이란 간 무역이 활발했던 당시 이란과 국내 수출입업체 사이에서 지급결제 창구 역할을 하며 재미를 봤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대(對) 이란 금융제재 시행 직전인 2010년 말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의 당기순이익은 자본금에 육박하는 39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정부가 2011년 1월부터 멜라트 서울지점과 4만 유로(약 5,000만원) 이상 거래에 대해 한국은행의 사전 허가를 받게 하는 등 고강도 금융 제재를 가하면서 이 은행 당기순이익은 2011년 58억원, 2012년 5억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2014년 당기순이익 역시 7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멜라트은행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제재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1, 2심에서 잇달아 패소했다. 그러면서 2010년 30여명에 달했던 멜라트 서울지점 직원 숫자는 현재 10여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멜라트 서울지점이 2010년 이전에 벌었던 돈을 운용해 나온 수익과 예치금 이자 등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해제로 조만간 영업 정상화를 앞둔 멜라트은행의 서울 대치동 서울지점 앞을 18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해제로 조만간 영업 정상화를 앞둔 멜라트은행의 서울 대치동 서울지점 앞을 18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17일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가 5년여 만에 풀리면서 멜라트 서울지점이 다시 지급결제 창구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란과 거래하는 국내 업체들은 한동안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계좌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론 멜라트 서울지점에서 무역 결제를 할 수 있다.

다만 대 이란 거래에서 달러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미국의 제재가 아직 유효해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달러 제재로 이란과 국내 업체의 무역은 주로 유로화로 이뤄지지만, 거래 규모가 커지면 국내 유로화 수급 사정상 유로→달러→원화의 2단계 환전 방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거래에서 달러가 간접적으로 이용되더라도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지 미국 재무부에 문의한 상태”라며 “미 정부가 확인해주기 전까지 이란과 달러가 매개된 무역 거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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