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책임자가 사적으로 출연한 음악회에 소속 의경들이 박수부대로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소속 국회경비대 대장이던 김모 총경은 지난달 10일 서울 강동구에서 열린 모범청소년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음악회에 테너로 출연했다. 평소 취미가 성악이었던 김 총경은 “주최 측 요청을 받아 휴가를 낸 뒤 음악회에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날 비번이던 국회경비대 소속 의경 20여명도 이날 오후 6시쯤 부대 버스를 타고 공연장으로 이동, 음악회를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동원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경찰청 의무경찰계는 지난달 11일 복무점검단을 경비대에 보내 조사를 벌였고 부대에 구두경고 처분도 내렸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조사에서 한 의경은 ‘그런 분위기에서 안 간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공연장에 간 것은 반 강요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최근 총경급 인사에서 서울 일선 경찰서장으로 전보된 김 총경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문화공연 관람 기회를 주게 됐고, 희망자에 한해 왔다는 이야기를 들어 불만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유료 공연이라 주최 측의 배려로 초청한 것일 뿐 강제동원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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