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을 때 건강보험 적용이 많이 돼 환자가 내는 진료비 부담이 점점 줄어드는 반면 동네 의원은 환자 부담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심각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더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의료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6년 46.7%에서 2013년 48.9%로 올랐다. 하지만 동네 의원의 외래진료 건보 보장률은 같은 기간 68.5%에서 61.7%로 떨어졌다. 의원급은 경증질환과 만성질환을 위주로, 종합병원은 입원이나 수술, 전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도록 돼 있음에도 환자가 내는 진료비가 동네 의원은 비싸지고 대형병원은 싸지면서 경증 환자까지 큰 병원에 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 점유율은 2005년 13.29%에서 2014년 17.55%로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의원의 외래진료 점유율은 65.46%에서 55.41%로 감소했다. 보고서 저자인 신영석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은 “소위 ‘빅 5’ 대형 상급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경증 질환으로 상급병원 이용 시 본인부담을 높이고, 큰 병원과 의원의 외래 보장률 차이를 20%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상급종합병원 외래의 문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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