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개월 걸려… 저유가도 걸림돌
서방의 경제ㆍ금융 제재가 해제되면서 석유 강대국인 이란의 국제시장 복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란의 석유수출 길이 바로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란 혁명수비대를 겨냥한 테러지원 제재와 달러화를 이용한 거래 제한 등의 난관으로 완전 복귀에는 9개월 가량 걸린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란 국영기업인 이란석유공사(NIOC)의 로크네딘 자바디 최고경영자는 “이란이 새 석유수출계약을 맺기까지는 최소 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에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인용한 이란 고위 공직자들도 “우선 일일 생산량을 50만 배럴 늘리고 12개월 안에는 3,400만 배럴까지 늘려 2011년 제재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지만 증산된 석유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국 제재 때문에 곧바로 서구로 넘어가기는 어렵다.
미국 정부는 대이란 금수 해제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석유의 직접 수입은 재무부의 승인사항으로 남겨 뒀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개인 혹은 사업체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테러 조직 지원 제재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혁명수비대는 사실상 이란의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중추조직이다.
미국의 제재는 2012년 유럽연합(EU)이 제재에 참여하기 이전까지 이란의 주 거래 대상이었던 유럽 석유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여전히 이란의 달러화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융과 밀접하게 연관된 유럽 은행들도 이란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 미 국무부에서 이란과의 협상을 담당했던 리처드 네퓨 미국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책임자는 “이란이 유럽과의 금융 연결고리를 다시 잇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는 유가도 이란의 석유시장 진출에 제약요인이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이란이 석유 증산에 돌입할 경우 석유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이란은 “이란의 석유 증산이 국제 석유 가격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석유와 설비 투자를 직접 교환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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