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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미남 태극펜서 오상욱의 겁 없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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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미남 태극펜서 오상욱의 겁 없는 도전

입력
2016.01.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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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이 지난 13일 태릉선수촌 펜싱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이 지난 13일 태릉선수촌 펜싱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한국 펜싱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연파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금 2개, 은 1개, 동 3개를 따내 종주국 이탈리아(금3ㆍ은2ㆍ동2)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의 종합 5위 달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 런던올림픽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올림픽 펜싱 메달은 금ㆍ은ㆍ동 각각 1개에 불과했다.

2016 리우 올림픽을 향한 대표팀의 칼끝 역시 금빛 정상을 조준하고 있다. 사브르 종목에는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구본길(27ㆍ세계랭킹 3위)과 맏형 김정환(33ㆍ4위) 등 쟁쟁한 선수들이 런던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이 자리에 ‘겁 없는 막내’ 오상욱(20)이 도전장을 던졌다. 13일 태릉선수촌 개선관 펜싱장에서 만난 오상욱은 “고된 훈련중에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상상하면 힘든 게 잊혀진다”고 활짝 웃었다.

세계1위 누른 슈퍼 루키

192cm의 큰 키에 아이돌 뺨치는 잘생긴 외모로 ‘꽃미남 펜서’라는 별명을 얻은 오상욱은 대전 매봉중 1학년이던 2009년 두 살 터울의 형을 따라 펜싱장에 발을 디뎠다. 처음엔 취미 삼아 시작했지만 타고난 기량으로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동생과 함께 국가대표를 꿈꿨던 형은 지난해 펜싱 검을 놓고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오상욱은 고교 3학년이던 2014년 12월 열린 대통령배 전국남녀펜싱선수권 16강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구본길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성인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오르며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해 2월에는 국제무대 데뷔전이던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따내 차세대 검객의 탄생을 알렸다. 오상욱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구본길 선배를 만났을 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며 “그날 국가대표에 선발되자 부모님께서 울면서 좋아하셨다”고 회상했다.

롤모델은 겸손한 실력파 김정환

오상욱이 리우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선배의 산’을 넘어야 한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는다.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두 명뿐이다. 오상욱은 17일 현재 세계랭킹 35위다. 오상욱 위로는 구본길을 비롯, 김정환, 원우영(34ㆍ19위), 오은석(33ㆍ23위)이 있다. 따라서 오상욱의 개인전 출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그는 “확률은 낮지만 일단 도전해보겠다”며 20대의 패기를 보였다.

현재 오상욱과 함께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훈련하고 있는 구본길과 김정환은 동료이자 닮고 싶은 선배다. 특히 사브르 대표팀의 맏형 김정환은 오상욱의 롤모델이다. 그는 김정환에 대해 “선배는 다리와 손이 모두 빠르다”고 말했다. 오상욱과 열세 살 차이가 나는 김정환은 어린 나이에 홀로 선수촌에 들어온 그를 친동생처럼 챙기고 ‘정상에 서도 절대 자만 하지 말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오상욱은 ‘김정환 선수를 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만큼만 해도 만족할 것 같다”며 손을 내저었다.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최연소 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펜싱 그랜드슬램 달성을 향해

지난해 1월 오상욱의 랭킹은 70위. 꼭 1년 만에 랭킹이 절반으로 뛰어오른 셈이다. 그는 “다음 시즌에는 16위 안에 들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16위 안에 들어가게 되면 자동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세계 대회에서도 시드를 받게 된다. 16위와 17위는 한 계단 떨어져 있지만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 스무 살,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을 나이지만 그는 메달을 향해 담금질을 멈추지 않는다. 오상욱은 “친구들이 SNS에 놀러 간 사진을 올릴 때면 부럽기도 하다. 나는 추억이 없는 게 아쉽다”면서도 “열심히 노력해 2018년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 더 나아가 펜싱 그랜드슬램도 달성하고 싶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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