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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돌고래 보호 센터를 가다

입력
2016.0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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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작은 마을 와타무 해변가에 사는 돌고래의 개체 수가 현저히 줄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와타무마린협회 제공
케냐의 작은 마을 와타무 해변가에 사는 돌고래의 개체 수가 현저히 줄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와타무마린협회 제공

아프리카 대륙하면 드넓은 초원에 사자, 기린, 코끼리 등이 있는 장면이 연상된다.

특히 세렝게티 국립공원이 있는 케냐와 탄자니아의 경우 야생 그대로의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사파리 관광이 떠오른다. 이들 나라에선 야생동물 관광만큼이나 야생동물보호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코끼리, 코뿔소 등 육지 동물이다. 이런 가운데 케냐의 해변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와타무에서 케냐의 해양동물과 환경보호에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 케냐의 유일한 해양동물보호단체인 와타무 마린 협회다. 협회를 방문한 동물보호활동가 서보라미씨로부터 케냐의 해양동물 실태와 보호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서씨는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의 한국지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케냐 와타무 해변에서 와타무마린협회의 연구원 카힌디 차로(왼쪽부터)와 마이클 완고베, 스티브 트로트, 제인 스필스버리, 서보라미씨가 반려견 제버디, 카렌과 점프를 하고 있다. 서보라미 제공
케냐 와타무 해변에서 와타무마린협회의 연구원 카힌디 차로(왼쪽부터)와 마이클 완고베, 스티브 트로트, 제인 스필스버리, 서보라미씨가 반려견 제버디, 카렌과 점프를 하고 있다. 서보라미 제공

와타무마린협회(WMA)는 2007년 해양 생물학 전공자인 영국인 스티브 트로트와 변호사로 활동했던 제인 스필스버리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들은 거북이 보호단체에서 근무했던 마이클 완고베와 어부였다가 물고기 종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관광과 함께 환경보호를 알리는 에코투어리즘 일을 병행하는 마이클 완고베를 현지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사무실에는 트로트와 스필스버리가 케냐에서 입양한 반려견 제버디와 메리도 함께 한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 해양생물보호와 지역 재활용 자재 관리다. 먼저 해양생물보호를 위해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돌고래 개체 수와 종 파악을 위한 ‘보트 서베이’. 이들은 일주일에 보통 두 번 보트를 타고 나가 주변의 돌고래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지금까지 케냐에 사는 돌고래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이들은 현재까지 150여마리 이상의 돌고래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WMA가 돌고래에 관심을 두는 것은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돌고래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 이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무작위 낚시를 하거나 돌고래 무리를 방해하는 게 돌고래 생태에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선박을 운영하는 이들에게는 돌고래 무리를 발견했을 때 ▦조심히 운전하고 ▦가까이 다가가지 말며 ▦큰소리를 내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서 팀장에 따르면 지역 어부들도 서서히 돌고래 보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관광객들을 바다로 태워나가며 수익을 얻고 있는 어부들도 단순히 아름다운 바다 환경뿐 아니라 돌고래에 대해 설명하는 게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와타무와 케냐 남쪽의 시모니 지역 어부와 선박운영자들이 보고한 해양동물 발견 건수는 총 681건이다. 해양 포유류 10종이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주요 동물은 큰돌고래, 혹등고래, 스피너돌고래, 혹등돌고래 등이다. 서 팀장은 “공식적인 조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개체수가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없지만 지역 어부들에 따르면 돌고래 무리가 이전 보다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어부들은 돌고래 보다 상어 떼에 관심이 많다. 상어의 지느러미를 말린 중국요리 샥스핀이 아시아에서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어의 지느러미를 자르기 위해서다. 케냐 정부가 상어뿐 아니라 돌고래의 포획을 금지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어업 활동에 대한 규제는 전혀 없다는 게 현지 연구원들의 설명이다.

WMA의 목표는 현격히 줄어들고 있는 돌고래의 개체 수와 이동 경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남쪽 해양지역에도 돌고래 관찰 지점을 세우는 한편 케냐의 해양동물 보호에 대해 알리는 것이다.

케냐 와타무 지역의 7개 리조트에서 수집된 1,000개의 빈 와인병으로 장식한 돌고래가 재활용센터 벽면에 장식되어 있다. 서보라미 제공
케냐 와타무 지역의 7개 리조트에서 수집된 1,000개의 빈 와인병으로 장식한 돌고래가 재활용센터 벽면에 장식되어 있다. 서보라미 제공

WMA의 또 다른 대표적 활동은 와타무 커뮤니티 재활용 센터를 운영하는 것. 와타무 지역에는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처리할 시설이 전혀 없어 쓰레기가 토양·해양 오염과 주민의 건강, 해양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넘쳐나는 플라스틱을 처리할 방법이 없는 게 큰 문제로 꼽힌다. 지역에서 나오는 쓰레기뿐만이 아닌 바다를 통해 해변으로 들어오는 외부의 쓰레기도 상당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WMA는 지역주민과 함께 지난 2012년 약 4,000㎥의 땅을 사서 플라스틱 재활용 시설을 지었다. 지역에서 나오는 석탄찌꺼기, 코코넛 껍데기를 이용해 바이오연료로 재생산하는 기구와 채소, 과일껍칠, 소똥을 활용해 자연가스를 만들어내는 바이오연료 쓰레기처리기를 설치했다.

와타무마린협회의 공동 대표 스티브 트로트가 석탄봉지, 석탄 찌꺼기, 주변 호텔에서 모아진 종이 등을 넣어 재생산 된 바이오석탄 만드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서보라미 제공
와타무마린협회의 공동 대표 스티브 트로트가 석탄봉지, 석탄 찌꺼기, 주변 호텔에서 모아진 종이 등을 넣어 재생산 된 바이오석탄 만드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서보라미 제공

이들의 임금은 와타무 사업 후원금과 재활용 공정을 거친 플라스틱 제품을 팔아 충당한다.

서 팀장은 “해변가에 슬리퍼나 한국 신라면 스프 봉지까지 발견될 정도로 각종 쓰레기가 밀려들고 있다”며 “케냐의 환경보호를 위해 해양동물 보호와 함께 재활용 처리 시스템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케냐 돌고래 동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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