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잇따르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남동부 벨루오리존치 시내 한 도로에서 50대 후반의 원주민 남성이 백인 청년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해 숨졌다. 2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이 백인 남성은 각목으로 20여 차례 때리고 발로 짓밟는 등 폭행을 가했으며, 이 장면은 인근 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현지 경찰은 “원주민에 대한 증오심에서 비롯된 비겁하고 비열한 공격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은 명백한 인종차별 범죄”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0일에는 남부 산타카타리나 주의 해변도시인 임비투바에서 2살짜리 원주민 남자아기가 참수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당시 이 아기는 엄마와 함께 도로변 나무 아래서 놀고 있었으며, 한 젊은이가 다가와 갑자기 아기 얼굴을 때리고 이같이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 범행 장면 역시 근처 감시카메라에 녹화됐고, 사건 내용이 알려지면서 브라질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사건 직후 원주민들은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당국에 철저한 수사와 범인 검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원주민 보호 대책을 주문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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