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성공신화 이어 도전장
상하이에 첫 도심형 아울렛 개장
“명품ㆍ할인매장 공존” 입소문
中 각지서 5000명 인파 몰려
“4년 내 100개 매장 낼 것” 의욕
“상하이(上海)에 이런 쇼핑몰이 없었어요. 명품도 판매하고 상설 할인매장도 있어서 일부러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서 찾아 왔습니다.”
중국에서 패션 브랜드로 성공한 이랜드가 이번에는 현지 유통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랜드는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창닝지역에 도심형 아울렛 팍슨뉴코아몰을 개장했다. 5개층 5만㎡ 규모의 팍슨뉴코아몰은 패션 브랜드의 40%를 티니위니ㆍ로엠ㆍ스파오 등 이랜드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또 명품 직매입 매장과 이니스프리, 스킨푸드와 난닝구, 인더그레이 등 국산 화장품과 중소 패션 브랜드들도 입점했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1994년 중국에 진출해 8,000개의 패션매장을 운영하며 중국에서 대표 패션 기업으로 성공한 이랜드가 유통 사업으로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며 “올해 안에 상하이와 베이징에 10개 유통점을 열어 중국 최대 유통ㆍ패션ㆍ외식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매장 주변에는 문을 열기 전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 온 5,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1시간 30분간 차를 타고 달려온 루쉔옌(42)씨도 그 중 하나다. 그는 “명품과 할인매장이 공존해 세련된 백화점 같기도 하고 아울렛 같기도 하다”며 “새로운 개념의 쇼핑몰이어서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20년을 살았다는 한 중국 기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을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랜드는 이날 14만명의 방문객을 통해 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랜드는 중국 백화점들의 성장 둔화를 내다보고 2년 전부터 현지 백화점과 차별화한 유통사업을 준비했다. 박 부회장은 “상류층 대상의 중국 백화점과 달리 대중을 겨냥한 도심형 아울렛은 팍슨뉴코아몰이 처음”이라며 “명품 및 아울렛 상품과 직접 제작하는 자체 브랜드 신상품 등을 싸게 팔아 차별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는 앞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새 건물을 지었다가 고전한 점을 반면교사 삼아 기존 유통 대기업과 손잡고 이들이 운영하던 백화점을 새 단장해 매장을 열었다. 이를 위해 이랜드는 중국 유통기업 바이셩(百盛)과 함께 51대 49 비율로 합자회사 팍슨뉴코아몰을 설립했다. 팍슨측에서 건물과 자본금을 제공하고 이랜드는 매장 운영권을 갖는다. 수익은 양 측이 투자 비율만큼 나눠 갖는다.
이랜드는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해 한 개 매장 설립에 2,3개월간 20억~5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박 부회장은 “중국 유통 그룹들이 건물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이랜드는 백화점 하나를 다 채울 수 있는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텐츠 그룹이어서 중국 기업들로부터 제안을 많이 받았다”며 “2020년까지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에 100여개 유통 매장을 만들어 기네스북에 오르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랜드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한국업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연별곡, 고래사어묵 등 한국 외식 브랜드와 현지 유명 외식 브랜드 50개를 선보여 상하이 외식 명소로도 발돋움할 계획이다.
상하이=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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