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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대 “희망은 있다”… N포-수저계급록 속에서도 의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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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대 “희망은 있다”… N포-수저계급록 속에서도 의지 보여

입력
2016.01.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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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가 “행복하다” 답변

독립하기 전 부모 지원도 큰 몫

일본 20대는 모든 세대 중 최하위

장기 불황으로 청년 활력 상실

“전철 안 밟게 우리도 유념해야”

/20대는 우리사회에서 다른 세대보다 비교적 행복한 세대로 나타났다. 상명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20대는 우리사회에서 다른 세대보다 비교적 행복한 세대로 나타났다. 상명대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한국일보의 행복도 국제비교 결과를 보면 20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행복한 세대다. 20대 절반 이상(53.4%)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3명 중 1명만 같은 답을 한 60대 이상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청년층의 높은 행복감은 ‘N포 세대’나 ‘수저계급론’이 팽배하고, 최악의 청년실업률과 결혼 기피현상이 두드러진 사회적 현실에서 벗어나 있다.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0대 행복감은 보편적으로 높은 경향성을 띤다. 덴마크나 브라질도 20대 청년층의 행복감이 높은 수준이다. 어떤 세대보다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연령층으로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강대 전상진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스스로를 ‘N포 세대’라 자조하면서도 취업난을 뚫기 위한 자기개발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며 “희망과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국제비교 조사에서 우리 20대가 높은 행복감과 함께 국가ㆍ사회 문제에 강한 비판성을 보이는 점도 현실 타파 의지와 미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대 대부분이 자유를 누리면서 취업으로 독립하기 전까지 부모 지원을 받는 ‘사회적 특권’도 행복감의 큰 요인으로 무시할 수 없다. 가족 만족도 조사에서 "만족한다"는 답이 무려 85.4%에 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도권 소재 사립대 3학년생 이현민(24)씨는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로부터 취미 생활이나 자기개발 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며 “입시로 고생했던 10대와 비교할 때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리 20대의 행복요인을 분석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은 주변 인간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다. 주변 친구나 동료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 10명 중 8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같은 질문에서 덴마크와 일본, 브라질의 청년층보다 높다. 우리 20대는 가족과 대인관계가 상대적으로 돈독하고, 그 결과 행복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상진 교수는 “386 부모 세대의 자유분방하고 탈권위적 문화가 가정에 정착되면서 소통이 늘어나고 친밀감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20대의 행복에서 반면교사로서 주목할 부분은 저성장 국가 일본의 청년층이다. 20대 행복도가 5.2점으로 일본의 전 세대 중 최하일 뿐만 아니라 우리 20대(6.3점)보다도 현저히 낮다. 행복의 필요 조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꼽는 우리 20대와 달리 일본의 20대는 경제적 여유를 꼽았다. 장기불황 상황에서 경제적 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우리 사회가 청년층의 열악한 현실에 대한 자조, 비관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미래 기대감이 꺾이는 순간 우리 20대도 패기, 희망을 잃은 일본 ‘사토리(달관)’ 세대화 할 수 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젊은 층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등 ‘소극적 위험 회피 경쟁’에 매달리는 현상을 소홀히 봐서는 안 된다”며 “지금 사회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20대 청년 상당수가 활력과 의지를 잃는 과정을 밟을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청년단체 ‘청년하다’의 유지훈 대표는 “20대에게도 구조조정 칼날이 향하는 마당에 진정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20대가 얼마나 있겠느냐"며 “90년대, 2000년대 초와 비교했을 때 지금 20대의 행복감은 절대적으로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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