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화수목금금금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김용일(58ㆍ사진) 경북도 도청신도시본부 신도시조성과장은 지난 1년간 신도시조성업무를 맡은 40여 명의 직원들이 도청 이전 준비를 위해 주말과 휴일을 반납했던 데 대해 미안함을 보이며 개도(開道) 700년 새로운 미래를 신도청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는 경북도청은 2008년 경북 안동시ㆍ예천군 경계지역을 도청 이전지로 결정한 뒤 8년 만에 완전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7, 8일 경북도 소방안전본부가 옮겼고, 설명절을 쇠고 난 뒤 나머지 부서와 경북도교육청까지 이전한다. 김 과장 등은 선발대격으로 1년 전에 먼저 사무실을 안동 신청사로 옮겨 본대 이전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대망의 신도청시대를 앞두고 김 과장을 만나 도청이전 준비 과정과 이전의 의미 등을 들어 보았다.
_지난해 1월 안동 신청사로 출근했다. 지난 1년여 간 신청사에서 이전 작업을 준비했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직원들이 정말 고생했다. 절반 정도는 거처를 안동으로 옮겼지만 나머지는 대구에서 출퇴근을 했다. 구내식당도 없고, 도청 앞이 허허벌판이라 식사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 지난해 4월 초순까지는 마무리 공사를 하는 인부들과 함께 ‘함바집’에서 점심을 해결했지만, 그 이후엔 그마저 불가능했다. 차를 타고 20분 이상 나가거나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워낙 두서 없는 작업이 많아서 1주일에 사흘이상 야근을 했고, 주말에도 거의 쉬지 못했다. 직원들이 정말 고생했다.
_선발대가 한 일은 주로 어떤 것인가.
"신도시에서 살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본적인 시설을 점검하고 시험 가동했다. 이를테면 통신, 전기, 기계를 비롯한 각종 설비가 점검 대상이었다. 자잘하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큰 표시는 안 나지만 힘든 일이 많았다."
_신도청 이전은 2월에 끝난다. 신도시는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어떻게 돼 가고 있나.
"15일 현재 55가구가 이사를 했다. 4월까지 3개 단지 1,931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본격적인 신도시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_신도시 자랑을 하면.
"우선 친환경적이다. 주변에 산과 내(川), 호수가 적절하게 자리잡고 있다. 신도시를 조성할 때도 주변 산은 가급적 깎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 신도시 녹지비율은 20% 내외인데 경북도청 신도시는 30.7%나 된다. 인근 호수인 호민지에 산책로 등 휴게시설을 만들고 도시의 낙동강 물을 끌어와 도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생태하천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에코시티로 조성한다. 또한 첨단 IT 기술을 이용해 대중교통 정보 제공이나 실시간 교통제어, 안전과 각종 시설을 관리하는 스마트도시로 건설한다. 한 마디로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다."
_신도청 건물에 가장 먼저 근무를 해봤다. 근무장소로서 신도청은 어떤가.
"지난해 10월에 탈렙 리파이(Taleb Rifai) 유엔세계관광기구 사무총장이 일행과 함께 신도청을 방문했다. 이분이 도시계획 박사인데 도청 건물을 보고 '그동안 한국을 자주 왔고 많은 건축물을 봐왔지만 이렇게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조화된 건축물은 처음이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훌륭한 건축물'이라고 격찬했다. 경북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더불어 신도시처럼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활용한 친환경 건축물이면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환경에 특히 신경을 써서 주변에 18만 그루의 관엽수, 유실수 등을 심었다. 근무하기 최적의 환경이다."
_도청과 신도시 주변은 아직 허허벌판이다. 정주 여건이 완벽해지려면 아직 남은 과제가 많을 듯하다.
"도시활성화를 위해서 병원, 호텔, 대형마트, 복합환승센터 등이 들어서야 한다. 올해 추진해야 할 과제다. 병원은 안동병원과 MOU를 체결해 조만간에 이전 작업을 시작할 것이다. 도서관과 영화관을 비롯해 식당, 상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와야 한다. 인구 유입이 본격화 하면 자연스럽게 개업 붐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_설 쇠고 나면 이삿짐이 들어온다.
"경북도청 신도시 이전은 낙후된 북부지역에 성장 동력을 만드는 길이고, 더불어 한반도의 허리경제권을 구축하는 대사업이다. 세종시가 신도시와 같은 위도상에 있다. 서해에서 세종시와 경북도청, 그리고 영덕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경제 발전축이 탄생한다. 생각할수록 막중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동시에 느껴진다. 눈앞에 닥친 신청사 직원 이주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약력
경일대 건축공학과 졸업
경북도 지방기술서기관
주거환경개선 내무부장관표창
국가발전기여 대통령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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