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특급용병 괴르기 그로저(32ㆍ삼성화재)가 프로배구 서브 역사를 새로 썼다.
그로저는 17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원정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15개를 포함해 41득점을 폭발시켰다. 그로저의 맹폭으로 4위 삼성화재는 3-1(22-25 25-17 25-22 25-20)로 승리해 16승8패(승점 43)를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3위 현대캐피탈(15승8패ㆍ승점 45)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KB손해보험은 김요한(31)이 24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그로저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승점 3을 내줬다.
이날 그로저의 서브에이스 15개는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이후 한 경기 개인 최다 신기록이다. 지난해 11월 9개의 서브 에이스로 숀 루니(8개)의 종전 기록을 경신한 그로저는 이날 다시 괴물 활약을 펼치며 박정희체육관을 찾은 6,050명(올 시즌 남자부 1경기 최다 관중)을 놀라게 했다. 삼성화재도 역대 단일 경기 팀 최다 서브 성공(17개)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는 2011~12시즌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올린 13개였다.
독일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가 최근 입국한 그로저는 피로 누적에도 지난 13일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36득점(공격성공률 47.69%)을 올리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그로저는 1세트 초반 3-3에서 3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는 세트 중반 다시 한 번 3연속 서브에이스에 성공하며 단일 세트 최다 서브에이스 기록(6개)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막판 상대 김요한에게 후위 공격 득점을 허용하면서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4개)까지 총 10개의 서브에이스를 성공하며 자신의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그로저는 3세트에서도 서브에이스 1개를 추가했다. 삼성화재는 그로저가 서브뿐 아니라 후위 공격에서도 위력을 발휘해 내리 세트를 가져갔다. 그로저는 4세트에서도 무려 4개의 서브에이스를 보태며 좀처럼 깨지지 않을 대기록을 남겼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후 “그로저가 힘을 빼고 서브 템포를 잘 가져갔다. 잘 해줘 팀이 승리한 것 같다. 체력은 물론 승부욕도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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