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하나
KDB 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7일 충남 당진 실내체육관에서 팬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됐다.
당진은 6개 구단의 연고가 없는 곳이지만 '여자 농구'에 목말랐던 팬들은 더 뜨겁게 응답했다. 이번 올스타전 팬 투표 1위(3만4326표)를 차지한 최윤아(신한은행)는 "농구 열기만큼은 어느 지역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2,500석 규모의 체육관에 3,000명의 팬들이 찾아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중들은 계단과 통로에 서서 올스타들과 함께 호흡했다.
남부 선발(용인 삼성생명·인천 신한은행·청주 KB스타즈)과 중부 선발(춘천 우리은행·부천 KEB하나은행·구리 KDB생명)으로 나뉘어 치른 경기도 접전을 거듭했다. 2쿼터에 들어서는 약 6분 동안 양 팀 모두 외국인 선수들만 출전해 마치 미국여자프로농구를 보는 듯한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남부 선발은 4쿼터 종료 7분13초를 남기고는 68-76까지 뒤졌다. 하지만 정규경기로 느껴질 만큼 끈질긴 집중력을 선보였다. 변연하(KB 스타즈)가 3점슛을 연달아 쏘아 올리며 84-84로 균형을 맞췄고, 모니카 커리(신한은행)의 득점에 이어 종료 15초 전 또 다시 변연하의 3점슛이 터지며 결국 남부 선발이 89-84로 역전승했다.
별 중의 별은 커리였다. 커리는 이날 22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64표 중 37표를 받아 MVP(상금 200만원)로 선정됐다. 2013-2014시즌 올스타전에 이어 두 번째 MVP를 차지한 커리는 "정말 이기고 싶어 선수들에게 꼭 이기자고 했다. 열심히 플레이 했는데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이날 메인 게임에 앞서 신기성 KEB하나은행 코치, 박정은 삼성생명 코치, 전형수 신한은행 감독대행 등 6개 구단 코칭스태프로 구성된 WBKL 코치팀과 연예인 팀이 맞대결을 펼쳤다. 코치팀은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52-48로 승리했고, 박성배 우리은행 코치는 MVP를 차지했다. 최윤아는 코치들의 활약에 "지금 현역 복귀를 해도 잘 하실 것 같다. 부럽기도 하고, (은퇴를 하셨다는 게)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옥에 티'가 행사의 뒷맛을 개운치 못하게 했다. 이날 제한시간 1분간 5개 구역에서 총 25개의 공을 던지는 3점슛 콘테스트 결승 직후 처음에는 박혜진(우리은행)이 박하나(삼성생명)를 15-14로 제치고 우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1위로 소개된 박혜진은 시상식과 기념 촬영까지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모두 끝난 후 3점슛 콘테스트 영상을 다시 돌려본 결과 박하나가 17점으로 집계돼 1위가 뒤바뀌었다. 박하나가 '2점'짜리 컬러 공을 넣은 것이 한 번은 '1점(일반 공)'으로 계산되고, 한 번은 아예 누락된 것이다. 결국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된 박하나는 팬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받을 기회를 잃고 말았다.
당진=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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