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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 종영,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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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 종영, 최선입니까

입력
2016.01.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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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남편감을 두고 싸웠나. tvN 금토극 '응답하라 1988'(응팔) 종영보다 결말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쌍문동 이웃들이 전한 따뜻한 감동은 그대로였지만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다. 여성 시청자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했던 김정환(류준열)은 순식간에 존재감을 잃었다. 결국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성덕선(혜리)의 남편 찾기는 의미 없는 싸움이 됐다.

'응팔'이 16일 덕선과 최택(박보검)의 결혼이 밝혀지며 끝이 났다. 성동일네와 김성균네는 정들었던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떠나 경기도 판교로 이사했다. 마지막 회는 평균 시청률 19.6%, 순간 최고 시청률 21.6%(닐슨코리아 유로플랫폼 기준)라는 케이블 역사상 최고를 찍었다.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울 것 없는 단연한 성공이지만 결말의 만족도엔 물음표가 남는다.

■ 여주인공 혜리→류혜영?

10주간 펼쳐졌던 쌍문동 이야기는 덕선의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됐다. 덕선은 "쌍팔년도 우리의 쌍문동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 시절이 그리운 건 단지 지금보다 젊은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 곳에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었기 때문이다"는 말로 '응팔'의 문을 닫았다. 이로써 덕선이 여주인공이라는 건 분명했지만 흐지부지 러브라인으로 오히려 언니 보라(류혜영)에게 밀린 느낌이다. 보라는 선우(고경표)를 만나 변해가는 과정을 진득하니 보여줬다. 사납고 무서웠던 보라에서 잘 웃고 눈물도 많은 여성스러운 매력을 드러냈다. 만남, 이별, 재회, 결혼까지 보라와 선우는 극의 로맨스를 전담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동성동본 문제에 부딪히며 분량을 독차지했다.

■ 류준열 실종사건

정환을 연기한 류준열은 '응팔'의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신드롬을 일으켰다. 정환은 침대에 누워 덕선이 잠든 모습을 지켜보는가 하면, 압구정 패스트푸드점까지 달려갔다. 또 분홍색 장갑을 선물했고, 좁은 골목에 숨어 밤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렇게 짝사랑하는 덕선이를 묵묵히 지켜왔다. 학창시절 내내 간직한 마음은 6년이 흐른 뒤에서야 털어놓았다.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나 진짜 너 좋아. 사랑해"라는 역대급 고백으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더 이상의 로맨틱한 정환은 없었고 효자 정환만이 존재했다. 남자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한 순간에 병풍으로 전락했다. '어남류'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은 후속극 '시그널'의 첫 번째 사건으로 '류준열 실종'을 의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 무의미한 어남택 vs 어남류

제작진은 드라마 내내 덕선의 남편 떡밥들을 뿌리며 기대감을 잔뜩 부풀렸다. 덕선은 20회 동안 선우를 거쳐 정환, 택이까지 세 사람과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갔다. 덕선의 현재 남편(김주혁)은 수학여행 사진, 어깨동무 사진, 담배, 옷차림, 왼손잡이 등 여러 증거를 남겼다. 그러나 과거의 정환과 택이를 오가며 남편 논쟁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택으로 정리된 순간 떡밥들은 순식간에 회수됐다. 학창시절 덕선과의 로맨스를 전담했던 정환은 18화를 끝으로 사라져 버렸고, 택이가 남편이라는 결론만 남았다. 택이와 어떻게 연애를 시작했는지를 비롯한 과정은 짧은 인터뷰로 축약됐다. 남편감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친 애청자만 닭 쫓던 개가 된 모양새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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