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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전 역대급 대승 이끈 신태용의 '전술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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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전 역대급 대승 이끈 신태용의 '전술 마법'

입력
2016.01.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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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46)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현역시절 별명은 '그라운드의 여우'였다. 경기 흐름을 정확히 짚는 시야와 탁월한 상황대처 능력, 뛰어난 축구지능 때문이다. 그는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축구계 여우다운 면모를 확실히 드러냈다. 2009년부터 K리그 성남 일화(현 성남FC) 감독을 맡았던 그는 당시 플레이오프(PO) 포항스틸러스와 경기에서 이른바 '무전기 매직'을 통해 팀을 리그와 FA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퇴장 당한 감독이 관중석에서 무전기를 들고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던 모습은 이전까지 축구계에서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으로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 감독은 기존 국내 감독들과 달리 연일 파격적인 '실험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경기 중에도 전술과 선수를 수시로 바꾸는 그의 축구는 한때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제는 '신태용표 매직'으로 통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SC스타디움서 벌어진 예멘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이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작성한 한국대표팀의 최다득점 및 최다골차 승리 기록이다. 한국은 1996년(중국전)과 2004년(말레이시아전), 2012년(오만전)에 각각 3-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신태용호는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로 이긴 후 예멘까지 물리치며 2연승으로 대회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에 앞서 치러진 아랍에미리트(UAE)전(2-0 승리)과 사우디아라비아전(0-0 무승부)에서도 다양한 전술변화를 시도하며 1승1무의 성적을 냈다. 4일 열린 UAE와전에서는 선발 11명 가운데 10명을 후반에 교체했다. 전술도 4-3-3 포메이션에서 4-1-4-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으며 후반 막판에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신 감독은 사우디전서도 4-3-3 포메이션과 4-4-2 포메이션을 돌렸다. 그는 미드필더 박용우(23ㆍFC서울)를 활용한 색다른 전술변화도 시도했다. 이번 대회 우즈베키스탄전과 예맨전까지 포함하면 신태용호는 새해 4차례의 경기에서 3승1무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골득실은 무려 '+8'이다.

예멘과 경기 전 인터뷰에서 "8강 이후 대진할 팀들이 관찰하고 있다. 전술변화로 혼란을 줄 필요가 있다"고 밝힌 신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꾸렸다. 두터운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을 통해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결과는 적중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된 권창훈(22ㆍ수원 삼성)은 이날 공격포인트 4개(3골 1도움)를 올렸다. 처음 선발로 나선 김승준(22ㆍ울산 현대)도 쐐기골을 넣으며 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오는 20일 새벽 조별리그 3차전 이라크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 신 감독은 맞춤형 전술을 들고 나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압둘 가니 사하드 이라크 감독도 "한국과 경기에 대비해 특별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도 사하드 감독은 구체적인 대비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신 감독의 변화무쌍한 축구에 상대팀 감독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신태용 감독(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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