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시즌을 거듭할수록 사랑받는 예능이 있는가 하면 반면 조금씩 흥미가 떨어지는 예능도 있다. '히든싱어'는 전자의 경우다. 매 시즌 화제의 편이 탄생하고 그 열기는 더욱 뜨겁다. 최근 와일드카드 시청자 투표에서 10만여 표를 넘어선 것만 봐도 식지 않은 사랑을 실감할 수 있다. 오늘(16일) 오후 11시 시즌4 마지막 파이널만 남은 가운데, 연출자 조승욱CP는 시즌5 가능성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히든싱어'는 JTBC 대표 시즌제 음악예능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와 그 가수의 목소리부터 창법까지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모창 도전자가 노래 대결을 펼친다. 2012년 시즌1을 시작해 시즌4까지 49명의 원조가수를 만났다.
-시즌4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사연이 있었다고 들었다.
"사실 시즌3을 끝내고 마음에 짐이 남은 상황이라 시즌4는 못할 것 같았다. 12명의 가수를 계획했는데 섭외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11명만 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못하겠구나'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회사의 권유도 있었고, 포맷도 아깝다는 생각에 올 초부터 타진했고 시즌4 실현가능성을 봤다."
-그래서 나온 시즌4, 만족하는가.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원조가수 라인업도, 모창능력자 분들도 매회 애쓰고 공들인만큼 개인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 남은 생방송만 잘 하면 된다. 최선을 다하지만 생방송은 역시나 변수가 많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나. 사고나지 않고 모든 출연진이 베스트를 해줬으면 한다.
-생각나는 위기상황이 있나.
"임재범 편을 시즌 초반 비밀리에 준비했는데 갑자기 선배님의 건강이 좋지 않았다. 콘서트도 미루게 됐고 '히든싱어' 역시 취소됐다.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서 다시 라인업을 꾸렸다. 임재범 모창자들도 실망이 컸다. 그런데 선배님이 컨디션을 빨리 회복하셔서 극적으로 시즌 후반부 임재범 편을 하게 됐다. 드라마틱했다. 이거 외에는 가사를 조금 틀린다거나 음정이 떨어지는 아주 사소한 실수들이 있다."
-유독 2라운드에서 원조가수 탈락이 많다.
"기적의 순간이었다. 탈락은 절대 의도할 수 없다. 2라운드에서 일부러 어려운 곡을 배치하는 것도 아니다. 매 라운드 구조에 맞는 곡을 정한다. 시작을 여는 1라운드와 마무리하는 4라운드까지 어떻게 곡을 배치해야 완성도가 높을까 고민한다. 가수를 떨어뜨리기 위해 수를 쓰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다."
-'기적'이라는 말이 참 적절하다.
"원조가수가 못해서 탈락한 것이 절대 아니고 모창자가 대중을 감쪽같이 속인 거니까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원조가수가 졌다는 생각에 다들 충격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출연하시는 가수도 그렇고 많이들 이해하신다. 그 분이 쌓아온 커리어가 사라진다거나 의심받는 건 절대 아니니까. 탈락은 언제나 놀랍고 예상 못한 일이지만 '히든싱어'에서만큼은 타 음악 경연예능과는 다른 느낌이다."
-생각나는 원조가수가 있나.
"시즌 초반 김진호, 민경훈 편에서 연달아 기적이 탄생할 줄은 몰랐다. 해당 편 모창능력자 분들은 상금을 나눠가졌더라. 그런 일이 처음이었다. 팬심이 유달랐던 분들로 기억된다. 김진호, 민경훈은 모창자와 카톡방도 만들고 신년회도 하고 자주 교류하더라. 제작진 입장에서 참 훈훈한다. 2000년대 초반 팬덤을 형성했던 보아, 민경훈, 김진호 이렇게 3부작처럼 앞에서 잘 끌어줬다."
-주변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편은 뭔가.
"이번 시즌에서는 신해철 편을 꼽을 수 있다. 가슴 뭉클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생각했던 가수 중 한 분인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임재범 편도 이야기가 많았다. 4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노래하시는 모습이 반가웠다. 처음 만나 뵀는데 신비로운 이미지와 달리 굉장히 편하게 해주셨다. '히든싱어' 안에 잘 녹아드는 모습에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방송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누가 우승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번 톱3는 워낙 실력들이 막강하다. 어떤 가수가 우승할지 끝까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톱3의 일상도 공개된다. 완도까지 내려가서 카메라에 전복 따는 모창자 황인숙 모습을 담아왔다(웃음). 무엇보다 시즌4를 결산하는 자리라 의미가 크다. 시청자 투표로 올라온 와일드카드도 공개되니 많은 기대 바란다."
-마지막 생방송까지 끝나면 조CP 계획은.
"CP로서 후배 PD가 제작하는 걸 도와줄 것 같다. 또 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고민하겠다. '히든싱어' 를 오래 했는데 음악예능 말고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 당분간은 머리를 비우고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시즌5는 긍정적으로 기대해도 되겠는가.
"많은 분들이 원한다면 쥐어짜는 노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무작정 쥐어짜는 것은 안 된다. 환경이 무르익었을 때 하고 싶다. 원조가수가 마음의 문을 열고, 모창자들도 계속 더 찾아보고 그래야 할 것 같다. 결국은 중요한 문제가 가수 섭외다. 시즌4까지 49명이면 꽤 많이 하지 않았나. 하하하. 원하는 가수는 이승철, 싸이, 이소라, 박효신, 비, 지드래곤, 태양 등 너무나 많다."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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