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은 늘 박빙의 게임”이라며 4월로 다가온 20대 총선거에서 여당이 절대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일부에서는 이번 총선이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치러져 여당에 유리하다고 해석도 하는 모양인데, 선거는 그렇게 쉽게 결론이 안 난다”며 총선 신중론을 제기했다. 선거는 곧 지지율 1% 싸움이라는 말로 긴장감을 가질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물론 여당이 선거에서 패배한다기 보다는 압승하기 힘들다는데 무게가 실려 있긴 하다. 그러나 분열되는 야당에서 벌써부터 통합론이 나오는 등 야권의 ‘헤쳐 모여’가 시작될 경우 상황이 유리하게만 흘러가기 어렵다는 상황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실제로 “과거 14, 15, 16대를 비롯해 네 번의 총선거가 ‘일여다야’ 구도로 진행됐지만 네 번 모두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넘기지 못했다”고 위기감을 부각시켰다.
김 대표는 자신이 공개적으로 언급해 온 의석 180석 목표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망국법인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의석을 달라는 눈물의 호소였다”고 물러섰다. 그는 “제가 180석을 이야기한 것은 야당 분열로 이번 선거에 새누리당이 180석 얻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미래가 없기에 국민들께 180석을 달라는 뜻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분열하는 야에 맞서 하나로 싸우는 여”라며 “당내 잡음과 갈등을 일으키는 언행은 아무리 사소해도 국민의 지탄을 받고 당을 힘들게 하는 해당 행위임을 알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금은 이례적인 김 대표의 ‘180석 해명’은 당내에서 김 대표가 총선 180석 확보를 공언하면서 오히려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빌미를 줬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보일 때는 반드시 패배한다는 게 선거의 기본적인 상식이자 유권자들의 심리”라며 “180석이 목표라는 것이 오만해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걱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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