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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빈병 회수기 4개월 “눈치 안 봐 좋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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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빈병 회수기 4개월 “눈치 안 봐 좋기는 한데…”

입력
2016.01.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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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주부 이모씨가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무인 빈 병 회수기를 이용하고 있다.
15일 오후 주부 이모씨가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무인 빈 병 회수기를 이용하고 있다.

“기계에 빈 병을 반납하면서 직원 눈치를 안 봐도 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15일 오후 주부 이모(57)씨는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 있는 무인 빈 병 회수기에 집에서 가져온 소주병과 맥주병 10개를 반납하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회수기가 생기기 전에는 매번 고객만족센터에 병을 가지고 가 개수를 확인하고 반환금을 받아야 했다. 이씨는 “병이 얼마 되지 않으면 푼돈인 탓에 직원들이 귀찮아 하지는 않을까 무언의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내년 1월 빈 병 보증금 인상을 앞두고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시범운영 중인 무인 빈 병 회수기가 운영 4개월째를 맞았다. 현재 무인 빈 병 회수기는 지난해 9월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수도권에 있는 주요 대형마트 8곳에 총 12대가 설치됐다. 회수기의 실질적인 운영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맡고 있다. 기기 설치 예산은 미반환 빈 병 보증금(3억원)으로 충당했다.

일단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조작이 간편해 반납이 수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회수기 오른쪽 상단 구멍에 병을 넣으면 1~2초 만에 센서가 종류를 인식, 기계 내부에 있는 수거함 입구가 열리며 “덜커덩” 소리와 함께 병이 안으로 들어갔다. 병 반환이 끝나면 금액이 표시된 영수증이 나왔다. 이를 대형마트 고객센터에 제출했더니 현금을 돌려줬다. 설치 후 빈 병 회수율은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마트 6곳에 설치된 회수기 9대의 일 평균 회수량은 6,100여병으로 설치 이전(4,400여병)보다 약 38% 증가했다.

다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 않았다. 우선 병 10개 중 2~3개 꼴로 ‘인식할 수 없는 용기’라는 경고 메시지가 뜨며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관계자는 “표면에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기계가 인식하기 어렵다”며 “센서의 감도를 조절해 문제점을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노인의 경우 아직까지 기계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 홍보가 더 필요해 보였다. 한 마트 관계자는 “사용법이 단순한데도 어르신들께는 매번 기계 앞에서 설명하거나 대신 반납해 주는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설치 전보다 손이 더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올해 수요조사를 토대로 전국에 최대 100대 추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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