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경찰을 사주해 한국인 사업가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해외로 달아났던 피의자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본보 2015년 11월 20일자 28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에서 피해자 박모(43)씨 등 2명을 협박ㆍ감금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인질강도)를 받고 있는 석모(3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석씨는 2014년 1월 공사업자 박씨 등과 필리핀 막탄섬에서 유흥주점을 신축하는 공사 계약을 맺고 착수금과 공사대금 지급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같은 해 2월 석씨는 100만~200만원을 주고 현지 경찰을 매수해 박씨 등을 경찰서 유치장에 감금하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보석금을 내고 겨우 풀려난 이들은 현지 한인회의 도움을 받아 한국으로 도망쳐 석씨를 고소했다.
지난해 3월 귀국해 조사를 받던 석씨는 저녁식사를 하고 오겠다며 경찰서를 벗어나 필리핀으로 도망쳤다. 경찰은 석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하고 외교부와 협의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했다. 압박을 받던 석씨는 현지 경찰 주재관의 설득 끝에 자수 의사를 밝히고 12일 귀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던 석씨는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 경찰과 공조해 범죄를 저지른 뒤 필리핀으로 도주한 수배자나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 모두 검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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