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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안철수 멘토' 김종인, 위기의 문재인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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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안철수 멘토' 김종인, 위기의 문재인 구할까

입력
2016.0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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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더민주)의 20대 총선 사령탑인 조기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게 된 건국대 석좌교수 김종인(76) 전 의원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존재다. 재선 의원 시절인 1987년 이뤄진 제9차 헌법개정 당시, 그가 헌법 제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항목을 넣어 관철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문재인, 작년 11월부터 공 들여

金 “문대표 진정성에 마음 움직였다”

당내에선 우려-기대감 교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조기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76) 건국대 석좌교수를 영입했다. 김 전 의원은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교사로 잘 알려졌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조기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76) 건국대 석좌교수를 영입했다. 김 전 의원은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교사로 잘 알려졌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어떻게 영입했나

문재인 대표는 14일 김 전 의원을 “삼고초려로 모셨다”고 했다. 문 대표는 지난해 11월쯤 김 전 의원에게 정치 참여를 요청하며 영입에 나섰다. 당시 김 전 의원은 현실 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다. 그러자 문 대표와 정세균 전 대표, 이석현 국회부의장, 손혜원 홍보위원장 등 김 전 의원과 친분 있는 당내 인사들이 모두 동원돼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히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고문이 탈당한 12일 일부 중진 의원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김종인 카드’에 의견을 모았다. 결국 이 부의장이 다음날인 13일 김 전 의원을 다시 만나 당의 의견을 정중히 전달하며 의사를 타진한 결과 긍정적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이후 문 대표는 곧바로 김 전 의원과 심야 회동을 추진했고 최종 확답을 받아냈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문 대표의 진정성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 2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김 전 의원 영입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그는 2012년 대선 후보 때도 김 전 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김 전 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지원) 요청을 수락한 직후”라며 고사했다. 이후 문 대표는 대선 뒤에도 김 전 의원을 종종 만나 경제 문제를 자문했고, 결국 4년 만에 김 전 의원 영입에 성공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종인 전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택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종인 전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택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영입 효과는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상대 측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도왔고, 안철수 의원과도 관계가 있어 다소 어색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더민주의 가치와 비전을 얼마나 빨리 공유할 수 있느냐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기존의 친노ㆍ친문, 주류ㆍ비주류 등 갖가지 프레임과 갈라치기 탓에 당이 힘들었는데, 김 전 의원 영입으로 중도 진영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이미지 변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충청권의 한 재선의원도 “무엇보다 경제가 어렵고 선거에서도 경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연륜 있는 국내의 대표적 경제 전문가를 모신 것은 잘한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이번 총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보다 어느 당 대표를 대선 후보로 밀어줄 것인가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강점인 경제가 선거 이슈로 크게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최근 더민주가 인재 영입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영입은 경제 등 정책 경쟁으로 판을 바꿀 기회”라고 말했다.

2011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과 긴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2011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과 긴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박근혜, 안철수와 남다른 인연

김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안철수 의원의 ‘과외 선생님’ 역할을 하는 등 두 사람과 남다른 관계라는 점도 눈에 띈다.

그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활약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의 후퇴, 각종 공약 폐기를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박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이날도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김 전 의원은 “(박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니까 얘기를 하면 어느 정도 이해도 하고 수긍도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봤는데,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에는 누가 얘기를 한다 할지라도 그걸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다른 방도가 있을 수 없다”고 박 대통령의 ‘불통’을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시절 대선 출마를 고민할 때 자문을 했고, 지난해 말 안 의원은 탈당 등을 고민할 때도 김 의원을 찾아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날 “안 의원은 자기가 불리하니까 밖으로 나가버리는 사람”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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